개인 성적 1위 강동윤 “속기는 나의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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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강동윤(사진) 7단이 11승1패의 전적으로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개인 성적 1위를 차지했다. 이창호-이세돌-박영훈-최철한 등 기라성 같은 초일류 기사들을 모두 제친 놀라운 기록이다. 속기에 강한 강동윤은 제한시간 10분에 30초 초읽기 3번만 주어지는 한국리그가 체질에 딱 맞았던 것일까. 강동윤은 “운이 좋았습니다”고 말한다. 나이(18세)에 걸맞지 않은 침착하고 느린 어조. 그러나 이번 시리즈에서 그의 제물이 된 기사들의 면모를 보면 이게 겸손임을 알 수 있다. 그는 이창호 9단과 조훈현 9단을 두 번씩 이겼고 ‘최다승’의 목진석 9단, 10단전 우승자 안조영 9단, 명인전 준우승의 조한승 9단도 꺾었다. 그는 오직 허영호 6단에게만 1패를 당했다.

“속기에만 성적이 좋아요. 이게 문제라고 생각해요.” 강동윤 7단의 이 말은 자신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고 있다. 그는 올해 전자랜드배 왕중왕전과 신예대회인 오스람 코리아배에서 우승하여 2관왕이 됐다. 화려한 성적이지만 이 두개의 대회도 한국리그처럼 모두 TV 속기대회다. 본인의 진정한 목표인 세계대회에서는 삼성화재배 16강이 최고 성적이다.

속기는 ‘감각’이 중요한 포인트이고 ‘전투력’이 가장 큰 무기다. 배짱도 한몫한다. 그러나 세계대회에서 우승하려면 집중력과 끈기, 정확성과 계산력 등이 동반되어야 한다. 강동윤은 아직 어리고 스스로 문제점도 잘 알고 있다. 내년엔 큰 변화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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