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G7쇼크'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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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증시가 '환율 악재'를 털고 힘차게 반등했다.

7일 끝난 서방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회담이 7일(현지시간) 환율 유연성을 강조하면서도 "환율의 급격한 변동이나 무질서한 움직임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자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은 것이다. 지난해 9월 G7재무장관 회담이 '유연한 환율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열흘 만에 1백포인트 가까이 급락했을 때와 완전히 딴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G7 회담 결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고 평가했다. '환율 급락→수출기업 가격 경쟁력 악화→수출기업 실적 악화→주가 하락'이란 나쁜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그만큼 작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원화 환율 급락 없을 듯 =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 약세가 지속되겠지만, 원화 환율은 급락하지 않고 서서히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 허진욱 연구원은 "G7 회담 자체는 환율 안정을 위한 시장 개입을 어느 정도 용인한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의 시장 개입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증권 이상재 연구원은 "G7 회담이 환율의 급격한 변동 가능성을 축소시켰다는 점에서 올해 한국 수출 경기의 호조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내수경기 회복이 본격화하기 전에는 외환시장의 안정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화증권 홍춘욱 연구원은 "정책 당국의 외환시장 안정 의지가 강한 만큼 1분기 중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크지 않을 것이며 2분기부터 본격적인 환율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움츠러든 '환율 변수'= 환율 급락 가능성이 작아짐에 따라 증시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환율이 급락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은 제거됐다고 볼 수 있다"며 "환율 급변은 증시에 충격을 주지만, 완만하게 움직이면 기업 수익이나 외국인들의 자금 흐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돌아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엔 한국 관련 펀드로 들어오는 자금 유입 속도가 떨어지며 5천7백만달러에 그친 것으로 추정되지만 G7 회담이후 자금 유입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동양종금증권은 "아시아 통화에 대한 추가적인 절상압력이 고조될 것이란 우려 등으로 외국인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G7 회담 결과가 금융시장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국 관련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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