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성>영국,두커플중 한쌍 이혼혼외관계출생률 30%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결혼과 자녀양육의 패턴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英國의 경우 지난 91년 결혼한 커플 두쌍중 한쌍꼴로 이혼 했다.이같은 이혼율은 71년의 두배 수준.20년만에 두배로 높아진 것이다.
이듬해인 92년에 태어난 아이들의 30%는 결혼이라는 장막밖에서 「고고(呱呱)의 성(聲)」을 울렸다.이렇게 혼외관계에서 출생한 아이들의 비율은 30년전인 61년의 무려 6배에 달한다.이들중 절반 이상을 엄마 혼자 또는 따로 사는 커플들이 양육하고 있다.이들 편모.편부가구는 자녀가 있는 전체가구의 5분의1에 달하고 있다.
한세대만에 일어난 이같은 변화의 요인은 뭘까.파이낸셜 타임스는 이에 대해 경제학적인 설명을 시도하고 있다.결혼은 경제적인제도요 자녀양육을 위한 협력관계라는 것.
이러한 협력관계는 자녀양육의 특성에서 비롯된다.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자녀양육비는 대부분 성인들의 경우 가장 부담이 큰 비용이다. 아이들을 자립할 때까지 키우는 데는 적어도 20년이란세월이 걸린다.그동안 혼자서 아이들을 돌보며 양육비등 생활비를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아이를 혼자 키우려면 일하는동안 아이를 봐줄 사람이 필요하거나 누군가 양육비를 대야 한다.사람들이 결혼하는 아니 결혼을 유지하는 이유다.
결혼은 자녀양육을 위해 서로 협력하겠다는 서약이다.결혼을 유지하는한 이 서약을 지켜야 한다.자녀양육을 위해 미래의 돈벌 기회를 포기하는 예비부모는 그러니까 리스크를 안는 것이다.
그러나 결혼이 과연 미래의 행동을 스스로 구속할만큼 가치있는걸까. 이혼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결혼을 유지할 이유가 적어졌다고 느끼기 때문이다.혼외관계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급증하는 것도 결혼은 종이장에 불과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문제는 아이 키우기다.편모.편부가구는 경제적으로 어렵다.이 때문에 이들은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시간을 포함해 보유하고 있는 자원들을 누군가와 합쳐야겠다고 느끼게 된다.그래서 다시 시도하는 것이 짝짓기.
그러나 불행히도 여자가 원하는 경제력 있는 유용한 남편감들은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이러다간 있는 남자들이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는 시차를 둔 「일부다처(一夫多妻)」 현상이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것이 파이낸셜 타임스의 지적이다.
〈李 必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