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조선소 가동에 온 마을 ‘들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대한조선이 골리앗 크레인 등을 갖춘 제1 도크를 8월부터 가동, 17만t급 벌크선박을 건조하고 있다.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전남 해남군 화원면의 중심지인 청룡리.

이 동네 식당 8곳은 요즘 식사시간이면 손님이 많아 자리를 잡기 어렵다. 또 구림리로 오가는 길 4㎞가량은 출퇴근 시간대마다 차량들이 꼬리를 문다.

화원면사무소도 민원인들로 북적북적하고, 민원실 직원 4명은 일이 밀려 정신이 없을 정도다. 문엽(45) 총무담당은 “각종 증명서 발급 수수료 수입이 예전의 세 배인 월 13만~15만원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한적한 시골이었던 화원면(인구 4590명)에 활력을 불어 넣은 것은 대주그룹이 2004년 중소형 선박제조업체를 인수해 재탄생시킨 대한조선.

대한조선은 화원면 구림리 14만9529㎡에 2005년 착공한 제1 도크를 8월부터 가동, 한창 배를 만들고 있다. 길이 400m, 폭 72m의 이 도크는 600t급 골리앗 크레인 1기와 이보다 작은 40t급 집 크레인(Jib Crane) 1기를 갖췄다. 현재 건조 중인 대한조선의 제1호 선박은 유럽 선박회사가 주문한 17만t급 벌크선 19척 가운데 하나다. 내년 2월 말 진수하고 5월 말 선주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현재 대한조선 직원 수는 관리직 300여명과 기능직 50여명 등 총 350여명이다.

대한조선은 또 청룡리 4만1290㎡에 210억원을 들여 기술교육원과 기숙사를 최근 준공, 1기생 172명에 대해 교육에 들어갔다. 이들은 대부분 해남 사람들이며, 3개월 동안 용접 기술 등을 배운 뒤 대불산단 등의 계열·협력 업체(현재 12개)에 취업하게 된다. 대한조선은 대불산단에 35만㎡에 선체의 부분 부분에 해당하는 블럭을 제작하는 공장을 가동 중이다.

해남군 전략산업과의 김현택씨는 “대한조선 입주에 따른 활기가 지금은 화원면에 그치고 있지만 사업 규모를 확장하면 해남군 전체뿐 아니라 목포 등 인접 시·군에까지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 3만명 조선단지 목표=대한조선은 조선소 확장을 위해 지방산업단지 208만3207㎡(육지 100만568㎡, 해수면 108만2639㎡) 조성을 추진 중이다. 전남도에 환경영향평가서와 실시설계서를 낸 상태이며, 사유지에 대한 감정평가도 마쳐 최근 땅 주인들에게 통보했다. 회사는 연말 안에 착공, 1조2000억원을 투자해 2010년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조선은 또 70만1720㎡를 더 확장하기 위해 전남도에 제2 지방산단 지정을 신청해 놓고 있다.

대한조선은 5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면적 100만㎡ 이상의 배후도시도 개발하기 위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줬으며, 그 결과가 곧 나온다.

2013년까지 총 3조2000억원을 투자해 초거대 도크 4기를 갖춘 조선소와 선박엔진조립공장·후판생산공장 등 선박건조용 기자재 생산시설을 위한 연관산업단지, 배후도시 등을 건설한다는 게 대주그룹의 계획이다.

박재영 대한조선 부회장은 “계획대로 완성되고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2013년에는 연 매출이 7조원에 이르고, 총 고용 인원은 3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석 기자,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