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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도 개성시대 조연이 주연밀어낸다-"종합병원"가을개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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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조연에 밀려 주연이 퇴장한다.최근 드라마들이 주.조연을 가리지않고 개성있는 인물의 출연비중을 높여나가고 있는 가운데 출발당시 주연을 맡은 탤런트가 조연들의 높은 비중에 밀려 중도퇴진하는 사례가 처음으로 등장,드라마의 「개성시대」를 열고 있다.
MBC-TV 인기 일요드라마『종합병원』은 10월17일 단행될가을개편에 맞춰 주연인 홍리나(내과의사 안미현役)를 하차시키고대신 주연급으로 떠오른 신은경과 오욱철.주용만등 인기 조연들의출연비중을 높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홍리나는 탄광촌인 태백에서 의술을 펴던 아버지의 뒤를 잇기위해 태백에 전근가는 형태로『종합병원』을 떠나게 된다.홍리나의 퇴진으로 애인역의 전광렬도 자연스럽게 동반퇴진할 것으로 보이며홍리나를 짝사랑하는 남자주인공 이재룡 또한 12 월께 퇴진설이돌고있어 지난4월 시작된『종합병원』은 방송7개월만에 대대적인 주연급 물갈이를 맞게됐다.
주연탤런트의 중도하차는 최근 SBS-TV드라마『질주』에서 이영애와 맞수로 나오다 낮은 극중비중과 영화촬영을 이유로 출연을중단한 이아로처럼 주로 탤런트의 개인사정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홍리나의 퇴진은 그의 극중지명도와 드라마의 향후진로를감안한 제작진의 자체결정이란 점에서 첫 케이스로 눈길을 끌고있다. 즉 청순가련형의 주인공 홍리나에 비해 톡톡 튀는 신세대 스타 신은경이 선머슴 레지던트로 인기를 독점하면서 무게중심이 그에게 이전됐다.
또 과묵하고 신사적인 남자주인공 이재룡.전광렬에 비해「독사눈빛」의 외과병동 칩 오욱철과 모자란듯 하면서도 인간적인 박선배역의 주용만이 더욱 인기를 얻고있어 시청률을 우선해야 하는 제작진으로서는 이런 역전현상을 무시하기 힘든 형편이 다.
또 주연탤런트 개인도 인기를 얻기 힘든 배역에 매달리기보다는다른 드라마로 자리를 옮겨 새롭게 승부를 걸려는 욕구를 강하게내비친 것도 주.조연재편을 부채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리나의 경우 청순한 이미지가 먹혀들 여지가 많은 새 멜로물『아들의 여자』에 캐스팅된 직후『종합병원』에서의「퇴원」이 결정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극의 당초의도 실종 우려 MBC 한 관계자는『홍리나 한명뿐인 내과병동보다는 출연진 대부분이 몰려있는 외과병동을 많이다룬 탓에 나타난 구조적 현상』이라며 재편배경을 설명하면서도『매회 시청자의「입맛」에 따라 이야기를 바꿔나가는 단막극의 속성상 인기도에 맞춰 주연을 재편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종합병원』의 주.조연 재편은 매회 개성있고 새로운 입체적 인물을 보고싶어하는 변화된 시청태도에 방송사가 적극 부응한다는긍정적 측면과 함께 자칫 지나친 구조변경으로 극의 당초의도가 실종될 우려도 안고있다는 지적이다.
〈姜贊昊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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