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마케팅전략>날씨 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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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赤壁에서 蜀.吳연합군은 孔明이 바람의 방향을 정확히 예측함으로써 曹操의 백만군대를 화공법으로 불사를 수 있었다.
이들두고 세간에선「공명이 귀신을 부린다」고 했지만 사실 공명은 長江변에서 살던 10년간 오랜 관찰을 통해 가을.겨울철에도음력 11월께엔 잠깐 남동풍(지금의 무역풍)이 분다는 사실을 이미 알았던 것이다.
이번 여름 유례없던 무더위와 이에따른 에어컨 파동에서도 익히경험했듯 날씨는 전쟁뿐아니라 기업활동에서도 생산계획.출하량조절.유통에 이르기까지 때에따라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날씨마케팅」(Weather-Marketing)이란 말이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인데 실제 이에대한 기업들의「마인드」는 천차만별이다.
수출품 운송.하역작업,건설공사,대리점 오픈행사,야외이벤트,식음료.가전제품 판매예측,보일러 판매등 날씨와 관계되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닌데도 어떤 기업들은『내일 비온다』는 말을 그저『우산 챙겨라』정도로 받아들인다.
이에비해 어떤기업은 기상청 일기예보,전담직원 배치등으로도 모자라 기상협회에서 제공하는 주간.월간.3개월간 예보서비스(국내40개업체 가입)에 가입하는가 하면 심지어 英國 메트로로지컬 오피스社,美國 KS웨더社,日本 웨더뉴스社등 국제 적인 날씨전문기업의 예보까지 받아보고 있다.
지난2년간의 이상저온때문에 다른 에어컨회사들이 생산물량을 예년수준으로 잡았던 것과는 달리 金星社가 15%확대를 과감히 결정했던 것도 이같은 날씨정보수집활동은 물론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공동으로 개발한「기후변화를 감안 한 수요예측프로그램」의 덕분이었다.
쌍용양회는 비가 오면 쉬는 공사장의 특성에 맞게 날씨예측정보에 따라 출하량.출하지역등을 조절.준비함으로써 재고.운송비용 감축효과를 거두고 있다.이밖에 구두회사인 에스콰이어의 경우 이벤트.판촉행사 일정은 철저히 비가 오지 않는 날에 맞추고 있으며 용인자연농원.롯데월드등도 주간날씨정보에 따라 미리 우산.우의 준비,야외행사 일정등을 잡고 있다.
〈李孝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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