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세 노모 편히 못모셔 7旬아들이 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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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光州=具斗勳기자]전남 고흥경찰서는 9일 자신의 여동생.아들등 가족들과 90대 노모 부양문제로 다투다 혼자 힘으로 어머니를 돌보지 못한 것을 비관,노모를 목졸라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인)로 金弘斗씨(70.경기도시흥시거모동)를 구속했 다.
경찰에 따르면 金씨는 지난달 24일 오전2시쯤 전남고흥군도화면당오리 속칭「노루목」야산에 있는 부인의 묘 주변에서 어머니 林酉秀씨(94)를 목졸라 숨지게 한 혐의다.
金씨는 전날 어머니 林씨와 함께 여수에서 살고있는 여동생(65)집에 찾아가『부양할 능력이 없으니 어머니를 모실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자신의 처지를 비관,택시를 타고 고향인 고흥으로 와 어머니를 살해했다는 것.
金씨는 어머니를 목졸라 살해하고 부인 묘 근처에 가매장한 뒤서울에 사는 둘째아들 집에 기거하다 고향 주민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조사결과 金씨는 12년전 부인이 지병으로 사망한 뒤 고향에서 홀로 농사를 지으며 노모를 부양해오던중 지난해 8월 위장병등을 얻어 노모를 모시기 어렵게 되자 객지에 사는 여동생과 자식들(2남4녀)에게 부양을 부탁했으나 노모가 이 들로부터 냉대를 받자 계속 고민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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