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운이 좋았을 뿐이다.”
-경제학자가 어떻게 자연과학을 주로 다루는 사이언스에 논문을 싣게 됐나.
“이번 논문은 이타성(利他性)의 진화를 다룬 것이다. 인간이 이기적이냐 이타적이냐는 행동경제학의 기본 가정이다. 이타적이지 않아야 이득인데 헌혈·자원봉사·불우이웃돕기·수재의연금 등 이타성이 왜 존재하는지 답을 찾는 연구다. 이는 진화생물학의 오랜 주제이기도 해 사이언스도 관심이 많은 분야다.”
-교신저자는 어떤 역할을 했나.
“논문은 내가 썼지만 교신저자인 새뮤얼 보울스 교수가 논문 낼 것을 권유했고 그 실무를 맡았다.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에서 나의 경제학박사 논문을 지도한 분이다. 보울스 교수는 그곳을 은퇴한 뒤 산타페연구소에 적을 두고 있다. 박사를 받은 뒤 나도 그 연구소에서 1년 8개월 정도 있었다. 그곳은 서로 다른 학문 분야를 협동연구하는 것이 전통이다. 물리학자와 인류학자·경제학자 등이 서로 어울려 연구한다. 그러면서 나도 진화생물학을 공부한 적이 있다.”
-언제 게재 연락을 받았나.
“지난 4월 투고해 일주일 뒤 후보 논문 통보를 받았고 보완을 거쳐 한달 전쯤 사이언스로부터 최종 게재 연락과 함께 엠바고(보도 유예) 요청을 받았다. 이제 사람들 눈이 무서워 진짜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온 최 교수는 2005년 경북대에 임용됐으며, ‘이타적 인간의 출현’(2004) 등의 책을 냈다. 그동안 이타성과 진화론을 중심으로 경제 활동을 이해하려는 논문을 많이 써 왔다.
26일 오후 인터뷰 내내 전화가 빗발쳤다. 그날 저녁엔 경상대 교수들이 축하 모임을 마련했다. 사이언스에 논문이 실리면 대학 평가의 서열이 바뀔 정도라고 한다.
송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