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 댓글] 박철 - 옥소리 그들은 왜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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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연예인의 결혼과 이혼이 마치 스포츠 경기처럼 리얼 타임으로 ‘생중계’되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결혼이 100m 달리기라면, 이혼은 야구 시합처럼 시간이 걸리는 경기인가 봅니다. 결혼이 반짝 이벤트로 끝나는 반면 이혼 과정은 두고두고 언론의 관심을 독차지하니까요. 박철-옥소리 부부의 파경이 그렇습니다. 네티즌들도 열광적이어서, 이 시합의 결과를 미리 점치려는 시도까지 등장했습니다. 엠파스에는 ‘박철-옥소리 이혼 둘러싼 의혹, 누구 말이 더 맞을까요?’라는 게시판 토론 주제까지 생겨났을 정도입니다.
 
 처음 이 시합이 시작됐을 때만 해도, 10-0 정도의 싱거운 승부가 될 거라는 예측이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포털사이트에는 외도를 한 옥소리를 나무라고 박철을 격려하는 댓글이 많았습니다. 특히 지난달 29일 옥소리의 기자회견에 대한 비난이 많았습니다. “이혼 법정에서 이득을 챙기려는 시나리오”(ID: mati171)라는 지적을 비롯해 “바람 피워 놓고 저렇게 당당한 여자는 처음 본다”(ID: 그래서)는 주장도 꽤 있었습니다. 당시는 옥소리의 진실성 자체를 의심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외국인 요리사 집에서 영어와 요리만 배웠다는 주장이 주요 표적이 됐습니다. 한 네티즌(ID: love)은 “영어 공부하려면 딸과 같이 가야지. 우리나라 엄마라면 당연히”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박철이 옥소리와 외국인 요리사, 내연남 정모씨를 모두 간통죄로 피소한 사실이 알려진 뒤에는 분위기가 미묘하게 바뀌는 양상입니다. 굳이 스코어로 치자면 7-3 정도. 옥소리에 대한 동정론도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부부 간 정상적인 관계가 이뤄지지 않는 것도 합법적인 이혼 사유다”(ID: poleades0128), “결혼 11년간 부부 관계가 10번이라? 다이애나 왕비가 생각나는 건 뭘까?”(ID: bluem00nblue)  

 그러나 파경 관련 공방이 거듭될수록 네티즌들은 좀 진저리를 치는 분위기입니다.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생각해 그만하라는 현실파도 있기는 합니다만, 그냥 두 사람의 행태에 대해 화를 내는 이들이 많습니다. ID가 짬고양이인 네티즌은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를 떠나 이러는 모습 정말 아니라고 본다”며 파경 당사자들을 질타해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역시 인간관계는 결코 스포츠일 수가 없는 모양입니다. 박철-옥소리의 파경 보도는 이제 누구도 보기를 원하지 않는 스포츠 시합 생중계가 돼 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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