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가경쟁력 11위 … 12단계 뛴 이유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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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 경쟁력 순위에서 올해 한국이 전체 1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활력과 시장.교육 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순위가 12단계나 뛰었다. 앞서 한국은 5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 경쟁력 순위에서는 29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한국은 올해 WEF 평가에서 각 분야(3대 부문, 12개 세부 분야)에서 골고루 지난해보다 좋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3대 부문 중 '기업 혁신 및 성숙도'(17→7위) 점수가 가장 높게 뛰었다. 기업의 혁신능력, 연구개발 투자, 기업 클러스터 같은 세부 지표가 모두 10위 안에 드는 좋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효율성 증진'(21→12위), '기본 요인'(24→14위)도 성적이 좋아졌다.

올해 순위 급등에는 WEF 평가의 특수성이 많이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WEF 평가는 IMD 평가에 비해 기업인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배점이 전체 3분의 2에 달할 만큼 비중이 높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 측 파트너를 맡았던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한 관계자는 "설문조사가 이뤄지던 2~4월 당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로 기업인들의 기대 심리가 크게 높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부 항목은 국가 경쟁력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정책결정의 투명성, 회계 기준 투명성 등에서 나쁜 점수가 나왔다. 급증하는 정부 부채와 재정수지 적자도 문제라는 지적을 받았다. '창업 시 행정절차'가 95위로 거의 최하위권이었고, 관세장벽과 외국인 직접투자도 좋은 평가를 못 받았다. 특히 노동시장 점수는 바닥 수준으로 조사됐다. 해고 비용(107위)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노동시장의 경직성도 여전한 것으로 평가됐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했으며 스위스.덴마크.스웨덴.독일.핀란드가 뒤를 이었다. 아시아에선 싱가포르와 일본이 각각 7, 8위를 차지했으며 홍콩(12위).대만(14위).중국(35위)은 한국에 뒤졌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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