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군인들 ‘한국 군복’ 입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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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이라크 군인들이 한국 기업이 수출한 군복을 입게 된다.

군수물자 전문 수출업체인 ㈜지노는 지난달 19일 이라크 국방부와 500만 달러어치의 전투복(사진) 및 겨울 내복 공급 계약을 했다고 31일 밝혔다. 5월에 맺은 300만 달러 규모의 야전 상의(15만 장) 공급 계약에 이은 것이다.

상담은 우연한 계기에서 비롯됐다. 1월 무드파 마지드 이라크 국방부 계약국장이 주 이라크 한국대사관의 최관수 대령에게 전화를 걸어 왔다. 이라크 군인 33만 명에게 지급할 군복을 한국 업체에서 사고 싶다며 업체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이라크에 주둔하는 한국 자이툰 부대의 군복을 눈여겨보다 연락한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최 대령은 국내 여러 군수품 수출입 업체와 접촉했지만 선뜻 나서는 회사가 없었다. 이라크의 정정과 안보가 심히 불안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연락이 닿은 곳이 ㈜지노. 이라크 시장의 가능성을 본 위진호 사장은 군복·야전 상의와 군화 샘플을 들고 곧바로 요르단으로 날아갔다. 교섭은 순조롭게 진행돼 5월 이라크 국방부 차관 등 11명의 물자구매단이 계약하러 한국을 찾았다. 이때 약속한 야전 상의 물량 15만 장은 이번 달 이라크로 선적돼 육군에 지급된다.

이번 두 번째 납품 내용은 여름과 겨울 전투복 각각 15만 장과 겨울 내복 10만 장으로 총 500만 달러 규모다. 이는 다음 달부터 중국 등지에서 생산해 내년 상반기에 이라크에 보낼 예정이다. ㈜지노 관계자는 “그동안 이라크군은 군복이 없을 정도로 사정이 열악했지만 이라크 정부가 군대 재정비에 나서면서 관련 군수물자 수요가 늘어날 조짐”이라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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