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보철 재료 ‘눈부신 진화’ 인조다이아몬드 어떨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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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금속에 세라믹을 입힌 보철<上>은 잇몸 경계부위가 검게 보인다. 이에 비해 인조다이아몬드로 만든 보철<下>은 자연니에 가깝다.

 ‘싼프라치’. 아버지 세대에선 익숙한 치과 용어다. 썬프래티늄이라는 상품명을 일본식 발음으로 이렇게 불렀던 듯싶다. 금속을 구부려 적당히 모양을 낸 것으로 치과 보철용 소재로 사용되다 1970년대 초 사라졌다.

 보철 분야의 발전은 주조 기술과 맥을 같이 한다. 치아 본을 떠 거푸집을 만들고, 여기에 금속을 녹여 넣어 인공치아를 만든다. 금속 소재는 금이나 팔라디움에 백금 등을 섞은 합금이다. 주조하기 쉬우면서 강도 높은 저작력에도 버틸 정도로 단단해 지금까지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일부에서 구강 내 트러블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입안에서 부식하면서 금속 이온을 방출, 작열감이나 타액분비 변화, 점막 발적 등 과민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다른 단점은 그다지 ‘아름답지’ 못하다는 것. 따라서 앞니의 경우 금속에 도자기의 재료인 세라믹을 입히는 방법을 쓴다. 그래도 심미적으론 자연치아와 거리가 있다.

 경희대 치대 보철과 우이형 교수는 “금속 이온이 용해되거나 잇몸이 주저앉는 경우 이음부가 검게 보이고, 특히 금속이 빛을 투과하지 못해 형광 불빛에선 자연치아와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따라서 몇 년 전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소재가 인조다이아몬드로 불리는 지르코니아다. 단단하면서도 자연치아에 가깝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또 가볍기 때문에 착용감도 좋다. 열 차단 효과 덕에 치아를 많이 깎아내도 신경 자극이 없다는 이점도 있다. 문제는 강도가 높아 치과에서 주조 방식으로 만들 수 없다는 것.

 우 교수는 “공장에서 만든 지르코니아 덩어리를 치과에서 컴퓨터 CAD/CAM으로 제작해 환자에게 장착하기 때문에 치과의사의 정밀도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3년 전 인조다이아몬드를 도입, 200례 이상 시술했지만 한 증례도 실패하지 않고 잘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점도 있다. 금속·도재는 망가졌을 경우 수리가 가능하지만 지르코니아는 한번 파절되면 다시 붙이거나 보정할 수 없다. 따라서 오징어처럼 질긴 식품을 즐기는 사람에겐 어금니에 사용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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