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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리빙] 신 김치 '요리조리' 먹고 김장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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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곧 김장철이다. 김장철이 오기 전에 해야 할 일 중 첫 번째는 묵은 신 김치 처리다. 배추김치는 김치전이나 만두소 등으로 활용법이 다양하지만, 총각김치·갓김치·깍두기 등은 대개 처치 곤란이다. 주윤미 패밀리 리포터에게서 신 김치를 산뜻하게 변신시키는 간단한 조리법을 알아봤다. 주 리포터는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영양사 출신이다. 김치 양은 갓김치와 포기김치(1/2포기)의 경우 1㎏을 기준으로, 그 외 김치는 500g(국그릇 하나 정도)을 기준으로 했다.

◆깍두기는 양파·참치 통조림 넣어 볶음, 열무김치는 양파·들기름 볶음

깍두기가 너무 심하게 익지 않았다면 물에 헹군 뒤 잘게 썰어 설탕과 참기름을 넣고 단무지 무치듯 무친다. 푹 익었다면 양파와 참치 통조림을 넣고 설탕을 조금 뿌려 볶는다. 무의 깊은 맛과 잘 어우러져 밥 한 그릇은 뚝딱이다. 볶을 때는 최대한 얇게 써는 게 좋다. 무를 길게 채 썰어 같은 방식으로 볶아도 된다.

열무김치는 물에 헹궈 꼭 짠 다음 들기름이나 참기름에 시래기 볶듯이 볶으면 맛있다. 양파의 단맛과도 잘 어울리니 양파와 볶아도 좋다. 볶은 열무김치에 고추장을 넣고 밥을 비비면 점심 한 끼는 간단히 해결된다. 된장국 끓일 때 넣어줘도 구수한 맛과 잘 어울린다. 아니면 된장 두 숟갈과 고추장 한 숟갈을 푼 멸치 다시 국물에 콩나물과 같이 넣고 푹 끓여도 개운한 맛이 그만이다.

◆갓김치는 뒤포리찜으로, 총각김치는 생선조림 때 무 대신

익은 갓김치는 마늘과 들기름에 살짝 볶다 뒤포리나 굵은 멸치를 넣고 푹 익혀 먹으면 별미다. 뒤포리는 멸치에 비해 덜 짜고 국물을 낼 경우 더 구수해 김치찜과 잘 어울린다. 찜을 할 때는 미리 냄비에 올리브유를 두 숟갈 정도 깔고 물과 함께 끓이면 김치가 눌어붙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돼지고기볶음에는 배추김치만 쓰이는 게 아니다. 소금·후추로 간한 돼지고기를 볶다 갓김치를 넣고 푹 익히면 갓김치의 독특한 향이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를 잡아준다. 양념은 고추장과 마늘을 한두 숟갈가량 넣는다.

시어지면 처치 곤란 1순위인 총각김치. 고등어·갈치 등으로 생선 조림할 때 양념을 약간 줄이고 무 대신 넣어 푹 익혀보자. 물에 헹군 총각김치를 바닥에 깔고 자반고등어나 소금 간한 고등어를 올린다. 마늘·고춧가루를 한 숟갈씩 넣고 물과 함께 끓이면 완성. 좀 더 깊은 맛을 내려면 멸치 다시 국물을 쓴다. 청양고추를 한 개 넣으면 매운 맛이 한결 산다.

고등어 특유의 비린 맛을 없애려면 쌀뜨물이나 밀가루 푼 물에 20분 정도 담가뒀다 조리하면 된다. 생강즙을 뿌려주거나 고등어 한 마리당 청주 2숟갈을 뿌려 미리 재워둬도 비린내가 가신다. 고등어 대신 꽁치통조림을 이용해 지져먹어도 되는데, 이 경우 된장 반 숟갈을 함께 넣어주면 된장이 통조림 생선 특유의 냄새를 제거한다.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1.무 대신 총각김치를 넣은 고등어조림 2.돼지고기 대신 닭고기를 넣은 배추 김치찜 3.양파와 들기름을 넣은 열무김치 볶음 4.채썰어 설탕·참기름을 넣고 버무린 깍두기무 무침

◆배추김치는 닭고기 김치찜 어때요

익은 배추김치로는 김치찜이 딱이다. 돼지고기찜이 물렸다면 닭고기를 써본다. ①닭볶음탕용으로 자른 닭 한 마리를 끓는 물에 데쳐 기름기를 뺀다. ②데친 닭은 소금과 후추를 뿌려주고 청주 서너 숟갈을 뿌려 잠시 재워둔다. ③냄비에 배추김치 1/2포기를 깔고 닭을 얹는다. ④양념과 함께 물을 충분히 부어준 뒤 한 시간 정도 끓여 국물이 자작해지면 먹으면 된다. 양념은 고추장· 고춧가루· 물엿 모두 각각 2큰술을 마늘과 함께 넣어주면 좋다. 신 배추김치로 김치볶음을 만들 때는 굴소스를 넣으면 한결 맛이 고소해진다.

◆신 김치는 설탕 넣어 볶으면 신맛 감소

신 김치 요리법으로 제일 좋은 것은 볶음이다. 특유의 시큼한 맛이 중화되기 때문이다. 찌개를 끓이더라도 반드시 볶은 뒤 끓여야 풍미가 살아난다. 그러나 신맛이 아주 강하면 볶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때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이 설탕을 넣는 것. 얼마나 시냐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배추김치 1㎏(1/2포기)당 설탕 2숟갈을 기준으로 한다. 설탕이 꺼려진다면 물엿이나 꿀을 같은 양 넣는다. 자연스러운 단맛을 원한다면 양파를 두세 개 듬뿍 썰어 넣는다. 신맛이 확실히 감소됨을 느낄 수 있다.

신 김치 양이 너무 많다면 맛있게 익었을 때 아예 일정량을 냉동시켜두기를 권한다. 1회분씩 썰어 비닐팩 등에 담아 얼린다. 잘 익었다면 국물까지 얼리고, 신맛이 좀 있다 싶으면 국물을 짜낸 뒤 얼린다. 이렇게 얼려둔 김치를 김치찌개 끓일 때 라면 넣듯이 넣으면 편리하다. 김치찜 용으로는 한 포기씩 얼리고, 김치전에 넣을 용도라면 송송 썰어 얼린다.

글·사진=주윤미 패밀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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