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두기는 양파·참치 통조림 넣어 볶음, 열무김치는 양파·들기름 볶음
깍두기가 너무 심하게 익지 않았다면 물에 헹군 뒤 잘게 썰어 설탕과 참기름을 넣고 단무지 무치듯 무친다. 푹 익었다면 양파와 참치 통조림을 넣고 설탕을 조금 뿌려 볶는다. 무의 깊은 맛과 잘 어우러져 밥 한 그릇은 뚝딱이다. 볶을 때는 최대한 얇게 써는 게 좋다. 무를 길게 채 썰어 같은 방식으로 볶아도 된다.
열무김치는 물에 헹궈 꼭 짠 다음 들기름이나 참기름에 시래기 볶듯이 볶으면 맛있다. 양파의 단맛과도 잘 어울리니 양파와 볶아도 좋다. 볶은 열무김치에 고추장을 넣고 밥을 비비면 점심 한 끼는 간단히 해결된다. 된장국 끓일 때 넣어줘도 구수한 맛과 잘 어울린다. 아니면 된장 두 숟갈과 고추장 한 숟갈을 푼 멸치 다시 국물에 콩나물과 같이 넣고 푹 끓여도 개운한 맛이 그만이다.
◆갓김치는 뒤포리찜으로, 총각김치는 생선조림 때 무 대신
익은 갓김치는 마늘과 들기름에 살짝 볶다 뒤포리나 굵은 멸치를 넣고 푹 익혀 먹으면 별미다. 뒤포리는 멸치에 비해 덜 짜고 국물을 낼 경우 더 구수해 김치찜과 잘 어울린다. 찜을 할 때는 미리 냄비에 올리브유를 두 숟갈 정도 깔고 물과 함께 끓이면 김치가 눌어붙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돼지고기볶음에는 배추김치만 쓰이는 게 아니다. 소금·후추로 간한 돼지고기를 볶다 갓김치를 넣고 푹 익히면 갓김치의 독특한 향이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를 잡아준다. 양념은 고추장과 마늘을 한두 숟갈가량 넣는다.
시어지면 처치 곤란 1순위인 총각김치. 고등어·갈치 등으로 생선 조림할 때 양념을 약간 줄이고 무 대신 넣어 푹 익혀보자. 물에 헹군 총각김치를 바닥에 깔고 자반고등어나 소금 간한 고등어를 올린다. 마늘·고춧가루를 한 숟갈씩 넣고 물과 함께 끓이면 완성. 좀 더 깊은 맛을 내려면 멸치 다시 국물을 쓴다. 청양고추를 한 개 넣으면 매운 맛이 한결 산다.
고등어 특유의 비린 맛을 없애려면 쌀뜨물이나 밀가루 푼 물에 20분 정도 담가뒀다 조리하면 된다. 생강즙을 뿌려주거나 고등어 한 마리당 청주 2숟갈을 뿌려 미리 재워둬도 비린내가 가신다. 고등어 대신 꽁치통조림을 이용해 지져먹어도 되는데, 이 경우 된장 반 숟갈을 함께 넣어주면 된장이 통조림 생선 특유의 냄새를 제거한다.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1.무 대신 총각김치를 넣은 고등어조림 2.돼지고기 대신 닭고기를 넣은 배추 김치찜 3.양파와 들기름을 넣은 열무김치 볶음 4.채썰어 설탕·참기름을 넣고 버무린 깍두기무 무침
익은 배추김치로는 김치찜이 딱이다. 돼지고기찜이 물렸다면 닭고기를 써본다. ①닭볶음탕용으로 자른 닭 한 마리를 끓는 물에 데쳐 기름기를 뺀다. ②데친 닭은 소금과 후추를 뿌려주고 청주 서너 숟갈을 뿌려 잠시 재워둔다. ③냄비에 배추김치 1/2포기를 깔고 닭을 얹는다. ④양념과 함께 물을 충분히 부어준 뒤 한 시간 정도 끓여 국물이 자작해지면 먹으면 된다. 양념은 고추장· 고춧가루· 물엿 모두 각각 2큰술을 마늘과 함께 넣어주면 좋다. 신 배추김치로 김치볶음을 만들 때는 굴소스를 넣으면 한결 맛이 고소해진다.
◆신 김치는 설탕 넣어 볶으면 신맛 감소
신 김치 요리법으로 제일 좋은 것은 볶음이다. 특유의 시큼한 맛이 중화되기 때문이다. 찌개를 끓이더라도 반드시 볶은 뒤 끓여야 풍미가 살아난다. 그러나 신맛이 아주 강하면 볶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때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이 설탕을 넣는 것. 얼마나 시냐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배추김치 1㎏(1/2포기)당 설탕 2숟갈을 기준으로 한다. 설탕이 꺼려진다면 물엿이나 꿀을 같은 양 넣는다. 자연스러운 단맛을 원한다면 양파를 두세 개 듬뿍 썰어 넣는다. 신맛이 확실히 감소됨을 느낄 수 있다.
신 김치 양이 너무 많다면 맛있게 익었을 때 아예 일정량을 냉동시켜두기를 권한다. 1회분씩 썰어 비닐팩 등에 담아 얼린다. 잘 익었다면 국물까지 얼리고, 신맛이 좀 있다 싶으면 국물을 짜낸 뒤 얼린다. 이렇게 얼려둔 김치를 김치찌개 끓일 때 라면 넣듯이 넣으면 편리하다. 김치찜 용으로는 한 포기씩 얼리고, 김치전에 넣을 용도라면 송송 썰어 얼린다.
글·사진=주윤미 패밀리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