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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박근혜 껴안기'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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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동생 근령.지만씨가 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28주기 추도식에서 참배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박 전 대표, 동생 박지만씨와 부인 서향희씨, 박근령씨. 이날 이명박 후보도 한 시간 일찍 박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6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와 관련해 "(대선에) 나오신다고 한 것도 아닌데 (연대를 얘기하는 것은) 질문 자체가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립현충원에서 민족중흥회 주관으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28주기 추도식에서 '이 전 총재가 출마하면 돕거나 연대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검은색 치마 정장 차림의 박 전 대표는 동생 근령.지만씨와 함께 추도식에 참석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정치적 언급을 자제했다. 별도의 추도사도 하지 않았다.

추도식이 열리기 한 시간 전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예정에 없이 박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헌화.분향했다. 10여분간 머문 탓에 박 전 대표와 만나진 않았다. 이 후보는 '어떻게 오게 됐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추도식이니까 왔지…"라고 말했다. 또 '이전에도 온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그전에도 왔었는데 너무 일찍 왔다 갔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이라고 답했다.

당초 충청 지역 방문 일정이 잡혀 있던 이 후보는 국립현충원 방문을 위해 교통편을 KTX에서 승합차로 바꿨다. 또 임태희 비서실장을 현충원에 남겨 박 전 대표에게 인사하고, 추도식을 끝까지 지켜보게 했다.

이 후보의 국립현충원 방문을 놓고 당내에선 박 전 대표에 대한 공들이기로 파악했다. 이 전 총재의 출마설까지 나도는 와중인 만큼 이 후보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적극적 협조가 필요한 시점이란 얘기다. 이 후보가 묘역 참배 후 추도객과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선 일부 참가자가 "참배할 자격이 없다"거나 "후보직 사퇴하라"고 외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추도식엔 박근혜 경선 캠프에서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홍사덕 전 의원과 서청원 전 대표, 친박(친박근혜) 의원 10여 명이 참석했다. 허태열.유승민.유정복.이혜훈.김재원.한선교.이인기.송영선.서상기.문희.정희수 의원 등이다. 일반인을 포함해 참석자는 500여 명이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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