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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읊는 서울 … 곳곳서 낭송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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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27일 저녁 서울광장으로 오시라. 황금찬·김후란·정호승 같은 한국 시단을 대표하는 시인 50여 명이 모이기 때문이다.

 27일 오후 5시 서울광장에서 ‘시가 흐르는 서울’이라는 이름의 축제가 열린다. 1908년 『소년』(사진)지 창간호에 최남선의 ‘해(海)에게서 소년에게’가 발표된 지 100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는 시의 향연이다. 이 신시(新詩)의 효시로 불린다.

 서울광장에는 현역 시인 95명과 작고 시인 5명 등 한국 시인 100명의 작품을 담은 전시대가 설치돼 29일까지 전시된다.

 향연에 참가하는 현역 시인들은 자신의 작품을 담은 실사 출력물에 유성 펜으로 사인을 하기로 했다. 이들 중 일부는 현장에서 직접 시 낭송도 한다. 황금찬 시인이 ‘영원한 고향 서울’, 김후란 시인이 ‘나무’, 정호승 시인이 ‘수선화에게’를 들려줄 예정이다.

 시 낭송을 전후해 감미로운 음악이 광장에 퍼진다. 시를 노래로 만든 작품을 연주하는 것이다. 가수 안치환과 ‘동물원’, 성악가 김인혜(소프라노)와 이영화(테너)씨가 마이크를 잡는다.

 광장에서 선보이는 시 100편은 엄격한 과정을 거쳐 선정됐다. 시 관련 단체가 참여하는 ‘시 선정 자문위원회’가 1980년대 이전에 등단한 시인 1200명 중 220명을 추렸다. 그리고 220명 시인으로부터 1인당 서너 작품씩을 추천받아 1000편의 시를 모았다. 여기에서 더 좁혀 시인 100명의 작품 하나씩 모두 100편을 고른 것이다.

 서울광장에 전시된 시는 29일 이후에는 서울 각지의 공공장소에서 만날 수 있다. 서울시가 100편의 시가 새겨진 조각품·벤치·액자 1946개를 만들어 공공장소 1069곳에 설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미 지하철 역사, 버스 정류장 등지에 1000여 작품이 설치됐다. 세종문화회관 계단에는 ‘시 읽는 여자’ 형태의 조각품이 세워졌다. 서울시립미술관과 서울역사박물관에는 다음주 중으로 벤치와 음수대 형태의 시 작품이 세워진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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