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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말은 "불출마" 발은 대선 행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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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이번 대선에 출마할까?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대우재단빌딩에서 열린 ‘독도의 날’ 선포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요즘 정치권에서 가장 빈번하게 오가는 질문이다. 이 전 총재 자신이 며칠째 같은 질문을 받고 있다. 그는 25일 '독도의 날' 선포식에 앞서 기자들에게 "아직까지 (불출마란) 종전의 태도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요즘 행사장에서 "현실정치에 떠나 있었지만 이 몸을 던져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나왔다"거나 "신뢰받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새 시대를 열자"는 여운이 남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또 정치 행사에 부쩍 자주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의 남대문 단암빌딩 사무실은 마치 대선 캠프인 양 분주하고 열띤 분위기다.

'이회창 출마'는 11월 대선 정국에서 여야 모두 주목하는 변수 중의 하나가 됐다. 한나라당에선 "그의 출마는 보수표를 분열시켜 세 번째 집권실패를 가져올 수 있다"며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란 반응이 많다.

① 승부수 던질까=이 전 총재 측근들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계속 현재의 고공행진을 이어갈 순 없다"고 전망한다. "낙마할 수도 있다"는 주장의 다른 말이다. 여권의 네거티브 공세를 염두에 둔 것이다.

그럴 경우 범여권에 대항마가 필요하고 이 전 총재가 '얼굴'이 될 수 있다고 얘기한다. 경선을 치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이명박 후보가 있는 한 '이인제 방지법'에 따라 대선에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30% 밑으로 떨어지면 이 전 총재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란 얘기도 있다.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 자리를 내던질 리는 만무하다. 이 전 총재의 무소속 출마설이 나오는 근거다.

하지만 이 후보와 가까운 한 인사는 "이 전 총재는 신중하고 또 신중한 사람"이라며 "좌파정권을 끝내야 한다고 말해 왔는데 오히려 방해가 되는 일은 끝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사람들이 이 전 총재를 부추기고 있지만 이 전 총재가 쉽게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② 누가 돕고 있나=사조직인 '부국팀'을 꾸렸던 이흥주 특보가 활발하게 움직인다. 이 전 총재의 동생 이회성씨와 강태수.지상욱 박사도 자주 조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중 있는 인물은 부각되지 않아 이 전 총재와 가까운 인사들조차 "도대체 요즘 누가 이 전 총재를 돕느냐"고 묻곤 할 정도다.

단암빌딩을 자주 들렀던 최돈웅.김기배 전 의원과 그의 입 역할을 했던 이종구 특보는 최근 이 후보를 돕기로 했다. 이 전 총재의 한 측근은 "이들이 별다른 말 없이 이 후보 쪽으로 움직여 이 전 총재가 역정을 많이 냈다"고 전했다.

③ 출마한다면 영향력은=이 전 총재는 1997년과 2002년 1000만 표 안팎을 득표했다. 보수 진영에선 여전히 상징성 있는 인물이고, 박 전 대표와는 지지층이 겹친다. 서청원 전 대표와 만남이 잦아진 것을 두고 박 전 대표 진영이 이 전 총재를 미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일각에선 "이 전 총재가 움직이면 몇백 만 표가 왔다갔다한다"는 주장도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디오피니언 안부근 소장은 그러나 "이 전 총재 자신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겠지만 이명박 후보에겐 그 두 배 이상의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정애 기자

→[이슈토론방]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출마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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