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닭 사육으로 많은 수익올리는 율산농장 대표 권기봉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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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우리 입맛에 알맞은 토종닭을 보존하고 길러 내는 일에 평생을 바칠껍니더.』 10년째 재래종 닭을 길러내는 일에 몰두하고있는 경북안동군남후면광음리 율산농장 대표 權奇奉씨(35).
그는 84년 가을 경북영양군 산골마을 자연속에서 토종닭 3마리를 구입한 것을 시작으로 10년간 토종닭 사육에만 전념,지금은 2만여평의 넓은 농장에 1만마리 이상을 키우는 일터를 가꾸어 놓았다.
처음에는 멸종돼가는 토종닭을 보존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수탉 1마리와 암탉 2마리등 3마리를 어렵게 구해 사육한 것이 시작이었다.그러다 1년만에 토종닭을 1백마리로 번식시키는데 성공하자 주위에서 전문적으로 길러 볼 것을 권유,아예 기르고 있던 10여마리의 소를 팔아 닭장을 지었다.
86년부터 양계규모가 3천마리로 늘어나면서 토종닭을 사가는 사람들도 크게 늘어나고 가격도 보통 닭에 비해 세배 이상을 받게됐다. 權씨는 이때부터 토종닭 사육장을 평생 일터로 삼기로 결심하고 2천여만원을 들여 1천여평의 계사를 마련하고 한꺼번에1만2천개의 알을 동시에 부화할 수 있는 부화장도 세웠다.또 농촌진흥원과 국내 토종닭 보존운동을 벌이고 있는 회원들 을 찾아다니며 사육방법을 연구하는 한편 수소문 끝에 충북괴산군내 산간지대에서 찾아낸 토종닭 30여마리와 교배를 통해 순수한 우리닭의 혈통을 만들어내는데 힘썼다.
이같은 노력의 대가로 權씨는 지난 92년 대한양계협회 주관으로 실시된 재래종 품평회에서 최고의 품질인 1품을 인정받았고 율산농장을 견학하려는 사람들이 매년 2백여명 이상 몰리고 있다.또 축산시험장과 각 시.도 종축장,국립종축장등에 서도 종란의대량구입 문의가 잇따르고 있으며 종계 판매량도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따라 수익도 크게 늘어 90년부터 연간 8천만원의 매출액에 순수익만도 한해에 3천만원 이상을 올리고 있다.
權씨의 농장에서는 6~8개월 키운 토종닭을 마리당 1만5천원에 팔고 있으나 전문판매장에선 크기에 따라 마리당 8천~1만2천원,병아리는 1천원에 판매중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대한양계협회와 각 시.도 종축장등을 통해재래종의 고품질과 육용화사업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돼 다행』이라는 權씨는 『소비자들도 토종닭의 보존을 위해 맛이 뛰어난 우리닭을 많이 찾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安東=金善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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