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스포츠>프로생활 30년만에 양지만끽-데이브 스톡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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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시니어 프로 골퍼 데이브 스톡턴(53)은 젊은 시절 넘지못한2명의 벽이 있었다.한살위인 잭 니클로스와 2살위의 리 트레비노가 바로 그들.미국PGA선수권 2회 우승과 PGA투어 11회우승등 결코 무시 못할 성적을 올린 스톡턴이지 만 항상 영광은불세출의 스타인 니클로스와 트레비노에 돌아갔고 그는 두선수를 좇아가는데 급급했다.
그러나 프로에 진출한 지 30년이 되자 장년에 들어선 이들의관계는 최근 크게 변하고 있다.50세 이상의 프로들이 참가하는시니어 투어에서 스톡턴은 2년째 매년 1백만달러 이상의 상금을거둬들이면서 보란듯이 이들을 추월해가고 있는 것.
스톡턴은 시니어투어 진출 3년째인 지난해 사우스웨스턴클래식을비롯한 5개 대회에서 우승,1백 11만달러의 상금을 거머쥐었다.시즌 상금랭킹 1위로 보브 찰스.치치 로드리게스.조지 아처등시니어 무대에서 유독 강세를 보였던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93년도 최우수선수의 영광도 함께 얻었다.
시니어 투어에서도 맹위를 떨치던 트레비노는 3개 대회를 잡아스톡턴과 치열한 접전을 벌였으나 결국 뒤로 처졌고 니클로스는 단 한개의 대회 밖에 건지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다.
올해들어서도 스톡턴은 지난주 미국 시니어클래식에서 우승하면서상금 1백만달러대를 돌파,정상가도를 순항하고 있다.시니어투어에서 한선수가 2년연속 상금 1백만달러를 넘어선 것은 스톡턴이 처음. 또 지난해 주니어들의 경기인 나이키 투어에서 2승을 올린 그의 아들 데이브 스톡턴 주니어가 올해 프로 선발전을 1위로 통과,PGA에 데뷔한 것도 큰 자랑이다.
스톡턴 주니어는 프로 첫해인 올해 높은 예선 통과율을 기록하며 잭 니클로스의 아들인 개리 니클로스보다 뛰어난 성적을 내고있어 이들은 세계 최강의 부자 골퍼조로 불리고 있다.
스톡턴은 올들어 이미 3승을 올려 시니어 투어 9승째를 기록중인데 단 3년만에 PGA프로 27년간의 성적에 접근하는 성적을 내고있다.
1941년 캘리포니아 태생인 스톡턴은 어린시절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골프채를 잡아 아마때 장래가 촉망되는 신예로 꼽혔다.
64년 캘리포니아 명문 南加州대학(USC)을 졸업하며 프로에뛰어들었던 그는 67년 코로니얼 내셔널 대회에서 프로 첫승을 올린 이후 76년까지 매년 꾸준한 성적을 유지했었다.74년에는4승을 올렸고 70,76년에는 4대 메이저대■ 의 하나인 미국PGA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톡턴의 이같은 성적도 이 시절을 휩쓸다시피한 니클로스.트레비노의 그늘에 가려 주목을 끌지 못하고 2류급 선수로 취급받아야 했다.특히 76년 이후에는 한차례의 우승도 못해 팬들의 뇌리에서 사라져갔다.
91년 라이더컵 미국대표단장을 맡으며 다시 전면에 등장한 스톡턴은 이 해에 시니어 무대에 진출했다.
스톡턴은 이듬해 시니어 플레이어 챔피언십에서 우승,16년만에정상무대를 밟으며 주목받는 신인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평균 퍼팅수 1.742로 시니어 1위를 기록한 스톡턴은 최근 14주 연속 경기 출전 기록을 세우는등 왕성한 정력을과시,멋진 장년을 보내고 있다.
〈王熙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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