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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례용가구시장에 찬바람-결혼시즌 앞서 업계현황 점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가을 결혼시즌을 앞두고도 요즘 혼례가구업체들의 마음은 무겁다.장사가 너무 안되기 때문이다.지난 92년부터 둔화추세를 보이기 시작한 가구업체들의 매출부진은 올들어 더욱 뚜렷해지고 있고그 결과로 많은 업체들이 도산하거나 경영에 심각 한 타격을 받고있다.그러나 사무용가구나 주방용가구를 생산하는 업체는 꾸준한성장을 보이고 있어 혼례가구업계에 드리워진 그늘을 더욱 짙게하고 있다.
국내 혼례용(가정용 일반가구)가구시장은 보루네오가구.현대종합목재.동서가구.바로크가구.레이디가구.우아미가구.선우드등 10개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여기에 연간매출 1백억원 안팎의 중견가구업체와 10억원대 미만의 영세업체등 모두4천여 업체들이 살아남기위해 혼전을 벌이고 있다.
이나마 10대업체들이 시장의 절반을,나머지 절반을 3천여업체들이 다투는 형편이어서 시장이 매우 영세하다.
10대 혼례가구업체들의 연평균 시장성장률은 지난 89년 25%,90년 20%,91년 22%로 고성장을 구가했으나 92년 9%,93년 4%의 낮은 성장률을 보였고 올해는 작년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마이너스성장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
연간 외형 1백억원대의 중견업체인 규수방가구와 원목가구업체인코리우드등이 부도를 냈다.소품류 철제가구로 출발했다가 종합가구메이커로 활발한 변신을 했던 파란들도 무리한 투자로 부도를 냈다. 이밖에 업계에서는 중견업체인 L,D,J,S등 여러업체들의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중견침대업체인 M사도 경영이 아주 좋지 않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이밖에 바겐세일을 하지않고 정가판매를 고수하던 업체들이 올들어 줄줄이 바겐세일 대열에 참여,판매부진을 반영한다.
영세업체의 경우는 중견업체보다 훨씬 많은 수가 문을 닫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이처럼 가구업계의 경영상황이 악화되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로 설명된다.
우선 원자재 원목이나 합판류의 구득난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소비자들이 일괄구매에서 벗어나 필요한 품목을 단품위주로 구매하며 부동산투기진정과 증시안정등에 따른 불로소득 감소등으로 구매력이 줄었다는 점이 지적될 수 있다.이밖에 가구업 체들의 무리한 시설투자,소비자 수요에 못맞추는 디자인력과 기술개발,영세한재무구조와 바겐세일로 매출을 늘리려는 판매행태등이 겹쳐 오늘의어려움에 이르게됐다는 것이다.
외제를 선호하는 의식도 물론 문제다.가구수입액은 지난 92년7천4백80만달러에서 93년엔 9천9백1만달러,올 상반기엔 7천1백40만달러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경영환경 악화속에서도 계속 성장하는 업체들도 있다. 전통가구를 생산하는 사임당가구나 이탈리아풍의 고급가구를만드는 리오가구등이다.이들업체의 가장 큰 차이점은 고유디자인과제조기법을 사용,품질력으로 앞서고 있으며 가격은 제대로 받는다는 점이다.내수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에도 활발한 모습을 보여준다.이들업체의 예에서 보듯 혼례가구업계는 구조적인 경영난을벗어나기위해 종합가구보다는 전문화되고 차별화된 제품으로 시장특성화를 이뤄내야 할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洪源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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