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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재계,변혁 강조-經團連등4개단체 새질서 모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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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일본財界가 변하고 있다.소위 55년체제(1955년 자유당과 민주당의 보수합동으로 자민당탄생,사회당의 좌우파연합)이래 정치.경제적으로 자민당 내지는 日관료들과 한덩어리의 바위로 결속돼온 財界가 새로운 질서를 찾기위해 방황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財界4단체의 올여름 세미나에서 여실히 나타났다.재계의 총본산인 經團連을 비롯,경제동우회,日經連,일본상공회의소등은 최근 일제히 세미나를 개최하고 진로 모색에 나섰다.
재미 있는 것은 이들 4단체의 세미나 주제.「변혁과 창조시대의 경제계 역할」「구조개혁-장래를 위한 준비와 전진」「변혁의 시대와 기업의 과제」「산업구조개혁과 일본경영의 방향」등 하나같이 변혁이나 구조개혁을 들고 있다.
종래의 경제단체는 친목회적 요소가 강했지만 이번에는 산업계,기업의 장래와 방향성을 찾는 격심한 토론장이 됐다.토론의 주제도 자민당과의 정치자금 관계,그리고 규제 속에서 성장해왔던 일본 기업들의 관료들과의 관계 재설정이나 규제완화 촉구등 이제까지 다루지 않았던 것들이었다.
日재계가 올들어 이처럼 변혁을 위한 몸부림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일본은 최근 수년간 55년 체제의 붕괴와 그후의 정치적혼란,버블 경제의 붕괴,달러당 1백엔을 돌파한 급격한 엔高,시장개방압력과 규제완화등 해결해야할 과제가 일시에 몰려들고 있다.이는 기존 구조가 더이상 지속될 수 없으며 財界도 크게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위기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재계는 정치와 경제계의 새로운 관계정립,내부에서 표출하는 異見정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립정치 시대와 財界의 관계에대해 현실긍정派들은 『自民黨-社會黨연립은 정규군에 의한 55년체제의 접수다.예상이상으로 오래갈 수 있다』고 내다보는 반면 부정派들은 『무라야마 내각은 이념도 필연성도 없다.어떤 의미에서는 國難이다』,『 선거를 앞두고 국민에 영합하는 정책으로 내닫을 우려가 있다.개혁노선에 마이너스다』라고 반박하기도 한다.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있는 것이 정치헌금문제.
經團連은 『앞으로는 公的조성과 개인헌금으로 해야한다』는 기본적인 입장을 정리하고 있지만 『이제 기업헌금을 전폐해야한다』는주장과 『헌금자체는 나쁘지않다.보다 투명성을 높이면 문제는 없다』는 주장으로 갈라진다.
경제동우회에서는 관료들과의 관계설정에 관해 『商社,전력,철강등 일본의 리딩컴퍼니가 모두 관료OB를 받아들이고 있다.자기책임 원칙이라고 말로만 그러지 한결같이 관청에 연결돼있다』는 내부비판이 나왔다.
산업계가 가장 고민하고 있는 민간주도의 신산업육성책과 관련해서는 공동연구개발과 대규모프로젝트의 공동작업 필요성과 함께 경제4단체의 결속이 주장되는가하면 『고도성장시대에 실시한 과거의유물을 들고나오는것은 시대착오적이다.각기업이 독 자개척에 나서야한다』는 반대주장도 있다.
일본財界가 개혁의 항로에서 이미 자신들도 가닥을 잡기 어려운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는 모습이다.
[東京=郭在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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