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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좌타자 앞으로…” 반격의 포문 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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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두 경기 졌지만 개의치 않겠다. 한국시리즈는 어차피 4승을 해야 우승할 수 있다.”
 23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진 SK의 김성근 감독(사진)은 새벽 깊도록 홀로 감독실을 떠나지 않았다.

 SK는 홈 2패를 안고 잠실로 향한다. 역대 전적은 먼저 2패한 팀의 시리즈 우승 확률이 ‘0’이라고 말하고 있다. 삼성을 이끌고 1987년 정규시즌 우승을 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해태에 4연패했던 박영길 전 감독은 “홈에서 2패를 당하니 평상심은 완전히 사라지고 경기 내내 쫓기다가 언제 9회가 다 가는지도 몰랐다”고 회상했다.

 배수진을 친 SK가 기사회생할 방도는 무엇일까.

 ◆결국은 스몰 볼?=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김 감독 특유의 작전야구를 한국시리즈에서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2차전 2-2 동점이던 3회 무사 1루에서 이진영의 강공이 병살로 이어졌고, 6회 무사 1, 2루의 찬스를 희생번트 시도도 없이 무산시켰다는 것이다. 박노준 SBS 해설위원은 “두산은 젊은 선수들이 맹활약한 반면 SK는 그 반대였다. ‘이때쯤 번트 사인이 나오겠다’고 생각하는데 하던 대로 안 하니까 경험 없는 선수들이 당황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김 감독 본인도 “1, 2차전은 선수들에게 맡겼다”며 “3차전은 상황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좌타자 전진 배치=두산의 선발진은 모두 오른손 투수다. 불펜투수 중에서도 좌완은 금민철과 이혜천뿐이다. SK는 이진영·김재현·박재상·조동화 등 타순의 반을 좌타자로 채울 수 있다. 하지만 2차전에선 김재현과 박재상이 선발에서 빠졌고 톱타자 정근우를 비롯, 정경배·박경완·최정·김강민 등 우타 라인은 무기력했다. “(좌타자를 내세울) 타이밍이 여의치 않았다”는 김 감독은 “(3차전부터는)어떻게든 좌타자를 중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투수=25일 3차전 선발은 로마노(SK)와 김명제(두산)다. 로마노의 최근 컨디션이 좋아 SK로선 밀리지 않는 매치업이다. 김 감독은 “4승이 목표인 만큼 7차전까지 길게 보겠다”며 “3차전 결과를 봐서 4차전에 다시 레이번을 리오스와 맞대결시킬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4차전에 불펜투수를 선발로 내세웠다가 승기를 잡으면 레이번을 투입할 가능성도 있다.

 김성근 감독이 가장 희망을 갖는 부분은 불펜진이다. 두 경기에서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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