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이주여성 자녀 한글 지도… 공부방 도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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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고마울 수가…. 이번 겨울은 참 따뜻할 것 같아요.”

 22일 오후 대구시 지산동 배따라기 공부방. 공부방 운영자인 박진현(50·여)씨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이날 오전 10시 공부방에 한국전력 대구전력관리처 사회봉사단 단원 12명이 찾아왔다. 이들은 도착하자마자 팔을 걷어붙이고 방을 돌며 천장을 도배했다. 그리고 능숙한 솜씨로 낡은 전선과 전등을 갈았다.

 ○…“자원 낭비를 막으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대구시 진천동의 무궁화마을 봉사단 단장 김종태(59·대구 금계초등 교장)씨는 22일 오전 6시 커다란 포대와 종량제 쓰레기 봉투를 들고 집을 나섰다. 인근 ‘어린이 무궁화 공원’에 들러 청소를 했다. 종량제 봉투는 쓰레기를 담아 공원에 두고, 재활용품 포대를 들고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2000년부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빠뜨리지 않는 일과다. 김씨는 재활용품을 팔아 현재 70만원을 마련했다. 연말에 난치병 어린이 돕기 기금으로 낼 예정이다.

 ○…포항동지여자상업고교 학생 25명으로 구성된 포항목련인터렉트 클럽은 20일 결혼이주여성 가정과 노인요양시설인 햇빛마을에서 비지땀을 흘렸다. 회원 중 학생 6명은 필리핀과 페루 출신의 이주여성 세 가정을 방문해 자녀 6명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함께 놀아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또 다른 학생 10명은 노인요양시설인 대잠동 햇빛마을에서 노인 70여 명의 말벗이 되어주거나 발마사지를 해주는 등 손녀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학생 220명으로 구성된 경주 선덕여중 화랑봉사회는 20~21일 이틀간 활동을 했다. 이 중 60명은 20일 오후부터 ‘형산강 살리기 환경보전’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형산강 지류인 서천에서 쓰레기 줍기 등 정화활동을 했다. 학생들은 이날 100ℓ짜리 쓰레기 봉투 3개 분량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회원 전원은 21일 열린 지역 마라톤 대회에서 거리질서 계도·참가선수 물주기 등을 했다.

  정수연(18·3학년)학생은 “남을 도와주는 기쁨은 다른 어떤 기쁨보다 커 회원들이 봉사활동에 적극적”이라며 활짝 웃었다.

 홍권삼·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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