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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 자극적 행위묘사 저질 청소년劇 판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成人도 낯뜨거운 욕설투성이 연극이나 자극적인 성행위를 묘사한연극등이 버젓이 청소년관람가로 공연되고 있어 모처럼 공연장을 찾은 청소년들을 멍들게 하고 있다.
흥행만을 노린 일부 저질연극인들 중에는 심의용 대본을 따로 만들어 허가만 청소년관람가로 받은 뒤 공연은 성인용으로 하는 편법을 동원하는 경우까지 있는데도 불구하고 公倫이나 관할구청측은 심의.공연허가만 내준 채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사후 감독책임을 서로 미루기 급급해 이들 저질청소년극의 범람을 부채질하고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카페 떼아뜨레 뚜레박에서 공연중인『방디기의 서울구경』은 대사의 반이 욕설일 정도로 욕이 많이 나오는 연극.「X년 눈깔」「양코배기 연놈들이 옷쪼가리 훌떡 벗고 작대기 갖고… 빨고 하고찍고 박고」등 원초적이고 자극적인 욕설과 대사가 난무하는등 애초부터 청소년극으로는 적합하지 않아 지난 5월 첫공연땐 성인용으로 무대에 올려졌었다.그러던 것이 이달 초 연장공연에 들어가면서 대사중 욕설부분만을 지운채 공윤에 심의를 신청,청소년可로허가받았다.그러나 실제 공연내용은 첫 공연때와 전혀 달라진 것이 없어 청소년可로 알고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 연극의 제작자 鄭운봉씨(44)는『지방공연때 청소년들 동원을 위해 청소년可로 심의를 얻어달라는 기획자의 말에 따라 대본만 청소년용으로 수정했다』며『어차피 공연심의란 요식행위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극단 까망의『불장난』은 여자의 젖가슴을 뒤에서 주물럭거리는등 남녀간의 성행위 묘사가 극중의 절반을 차지하는 성인에로티시즘극으로 청소년극과는 거리가 먼 작품.
이밖에 지난달 막을 내린 극단 한양레파토리의『반바지』나 극단아름의『남편을 죽이는 서른가지 방법』등 청소년 관람가로 심의를통과한 연극들도 남편의 성기를 잘라달라는 재판신청을 내거나(반바지),정부와 함께 남편을 살해하는(남편을…) 내용으로 애초에소재 자체가 청소년용으로는 부적합한 작품들.
이에 대해 公倫측은『연극은 대본만을 가지고 심의하기 때문에 정확한 심의가 어렵다』며『사후감독은 관할구청 소관』이라고 밝혔다. 관할당국인 종로구청 李炳滿실장(문화공보실)은『신고된 대본과 다르게 공연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담당자가 한명뿐이라 일일이확인할수 없다』며『설사 확인되더라도 제재조치는 公倫등 관계기관의 요청이나 협조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청소 년 관람가로 대학로에서 공연되는 연극은 한달에 3~5편 정도에 불과하다. 〈李正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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