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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에 하나뿐인 유인 등대 '옹도 등대' 100년 밝힌 불빛 관광 코스로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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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3일 오전 충남 서해안의 유일한 유인(有人) 등대인 태안군 근흥면 가의도리 옹도 등대. 태안군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넙치 치어 1만여 마리를 방류하는 등 등대가 불을 밝힌 지 100주년을 맞아 조촐한 기념식이 열렸다.

태안의 안흥항에서 배를 타고 30분(12㎞) 걸리는 1만7160㎡의 무인도인 이 섬에 등대가 선 것은 구한말인 1907년 1월. 러.일전쟁이 끝난 뒤 일제가 1906년부터 5개년 계획으로 항로 표지를 건설하면서 만든 서해안 북격렬비도, 안도 등대를 포함해 전국 26개 등대 가운데 하나다.

국내 최초의 유인(有人) 등대인 팔미도 등대와 장기갑.부도.거문도.칠발도.우도.울기.절영도 등대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아홉 번째로 세워진 유인 등대다. 이후 충남 서해상에는 1909년 6월 북격렬비도(태안군 근흥면 가의도리), 1911년 12월 안도(태안군 원북면 방갈리)에 차례로 등대가 건립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모두 사람 손으로 조작됐다.

하지만 94년과 98년에 북격렬비도, 안도 등대가 각각 원격조종 무인 등대로 바뀌면서 이제 옹도 등대만이 충남 서해의 유일한 유인 등대가 됐다. 옹도 등대는 밤바다를 밝히는 역할뿐만 아니라 1909년 1월부터는 하루 세 차례씩 강우량과 기온 등을 측정하는 기상관측소 역할도 겸하고 있다. 옹도 등대는 안개 낀 날이면 43초마다 사이렌 음향신호(도달 거리 8㎞)를 울려 서해를 거슬러 대산.당진.평택.인천으로 드나드는 유조선.컨테이너선.여객선의 안전 운항을 돕고 있다.

등대지기 김봉수(36).오세영(36)씨 등 3명이 2명씩 교대로 근무한다. 이들은 한 달 가운데 20일은 등대를 지키고 나머지 10일은 육지에서 근무한다.

한관희 대산해양수산청장은 "옹대 등대를 해양 문화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선착장을 만들었으며 앞으로 관광 코스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안=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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