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외국어영역 마무리 학습 전략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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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듣기=연설이나 강연 또는 공지 사항처럼 독백으로 진행된 문제가 많아지고 있다. 또한 두 사람이 진행한 대화에서도 한 문장의 길이가 길어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듣기 문제의 호흡이 길어져 듣고 바로바로 머리에 형상화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 수험생이 많은데, 마지막 단계에서는 특히 긴 호흡의 문장을 듣고 이해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들으면서 바로바로 따라 하는 섀도 스피킹(shadow speaking)이 가장 효과적이다.

기억할 것은 자신이 정확하게 소리 내 말할 수 있는 만큼 들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시간이 없다고 생각해도 서두르지 말고 크게 소리 내 따라 하면서 미국식 영어의 특유의 유음과 단어와 단어 사이에서 나타나는 연음을 집중 훈련해야 한다. 더불어 독해를 읽기로 연습해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문법=한동안 외국어영역의 어법 문제가 너무 어려워 수험생들이 문법 공부를 포기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외국어영역의 어법 문제 난이도가 다소 낮아지면서 내용 면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즉, 문맥과 연계해 의미 구조 중심으로 출제되던 기존의 심도 있는 문법 문제가 기본적 문법 지식만 있으면 다 읽지 않고도 답을 낼 수 있는 단순한 문제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난이도 면에서는 다소 쉬워졌으나 문제의 범주는 상당히 넓어져 거의 모든 문법 사항을 다 다루고 있다. 남은 기간 그동안 보았던 영어 교과서에 있는 문법 파트만이라도 다시 천천히 살펴보면서 기초를 다져야 한다. 어법은 끝까지 포기하면 안 된다.

 ◆어휘=어휘 문제 파트에는 단순히 비슷한 철자의 혼동되는 단어들 중에서 문맥에 적절한 것을 찾는 문제도 있지만 품사나 철자의 유사성이 없는 두 개의 단어를 주고 적당한 것을 고르라는 문제와 그림과 연관성을 따지는 문제가 나오고 있다.

 어떤 문제 유형이든지 문맥을 정확히 파악해야 해결이 가능한 심층 독해 문제로 변하고 있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쉽다고 무시하는 단어들에서 뜻밖의 의미와 품사의 변이가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어떤 하나의 어휘가 고정된 의미를 갖거나 품사를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품사로 변화할 수 있다. 또 하나의 단어도 물리적 의미와 정신적 의미, 그리고 비유적 의미의 범주를 두루 갖게 되는 영어 어휘의 다양성과 유연성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수능 기출 문제와 교육과정평가원 모의평가에 나온 단어들은 반드시 정리해 두어야 한다. 또한 어휘력에 자신이 없는 경우라면 무엇보다 교육부에서 지정한 국민 교육 기본 공통 과정의 어휘 2067개를 우선적으로 확인하고 익히는 것도 필요하다.

 ◆독해=출제 유형은 거의 변함없이 기존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인문·자연·사회·과학 등 추상적 주제의 내용과 익숙하지 않은 다양한 실용문 등이 출제되지만 근거를 찾고 추론하는 능력만 있다면 앞부분만 보고도 답을 파악할 수 있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또한 후반부의 장문 독해에 있는 두 글의 핵심 쟁점을 파악하는 문제와 글의 요지를 파악하는 문제, 순서 잡기 문제 등도 사실 시간만 넉넉하면 쉽게 풀 수 있는 난이도가 낮은 문제가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시간이 모자라 풀어 보지도 못하고 끝내게 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독해를 빠르고 확실하게 잘하는 방법은 결코 모든 문장을 다 정확하게 해석하거나 번역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를 받자마자 무조건 우리말로 번역하고 해석하려 들지 말고 우선 발문을 잘 읽어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순서다. 그런 다음 지문의 첫 문장, 첫 단어부터 포인트를 찾아내 글쓴이의 의도와 요지를 확실하게 파악하고 뒤의 내용을 추론하면서 읽어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윤정호 EBS 대입 외국어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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