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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작은 애 데려와 이명박 애랄까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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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22일 광주 국립 5·18 묘역을 참배한 뒤 고 홍남순 변호사 묘지를 둘러보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광주에서 선대위 출범식을 가졌다. [광주=오종택 기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22일 "선거 막바지에 가 (범여권에서) '이명박 애'라며 데리고 나오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경영자총연합회 특별간담회에서다. "눈 조그만 애를 데리고 와 눈 작다고 닮았다고 하면 어쩌느냐"는 농담과 함께 했으니 정색으로 한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국정감사가 '이명박 벗기기 국감'으로 흐르면서 본격 네거티브 국면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감은 분명히 배어 있다. 다음은 주요 발언 요지.

"(경선) 검증 과정을 보면 어느 날 내 어머니가 일본 사람이라는 얘기가 나오더니 '일본 여자 아들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 수 있겠느냐'는 식으로 가더라. 나와 (둘째 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이 배다른 형제라고도 했다. 누군가 고발해 검찰 조사가 시작됐는데 내가 일본인에게서 태어나지 않았단 증거를 대라니 아주 어렵더라. 우리 이상득 부의장은 다급하니까 DNA 검사를 받았다. 80세가 넘은 내 누님도 서울까지 올라와 우리 어머니가 배 아파 나를 낳았다는 진술서를 썼다. 나는 두 달간 (DNA 검사를) 거절하다 받았다. 대선 후보가 DNA 검사를 받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선거 막바지에 가서도 눈 조그만 애를 데리고 와 '이명박 애'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고 있다. DNA 검사가 3일이면 나온다지만 틀림없이 그 검사를 빨리 안 해줄 것 같다. 정치를 해 보니 정부기관에서 충분히 그런 일 있을 수 있다. (그런 정치공작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2002년 (네거티브) 방식대로 선거를 해 보려는 그런 분위기가 있다. 그러나 안심하는 것은 당시에 비해 국민 의식이 굉장히 변한 것이다. 본선에 들어가면 2002년 식 수법이 많이 나오겠지만 국민 의식이 훨씬 앞서가고 있어 한편으로는 안도를 좀 하고 있다."

◆"상대 후보 비방 안 할 것"=이 후보는 이어 오후에 열린 광주.전남지역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해 "상대 후보에게 설사 잘못된 일이 있더라도 온 국민이 심판하도록 하고 나는 문제 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가 일본인이란 소문을 퍼뜨렸다가 구속된 지만원씨에 대해서도 "사실 진정을 해서라도 나오게 해주고 싶은 심정을 가지고 있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남궁욱 기자 ,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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