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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폰 세계대전’ 불붙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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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승부처는 뮤직폰이다’. 글로벌 휴대전화 시장에 뮤직폰 전쟁이 불 붙었다. 뮤직폰 시장 규모가 올해 전체 휴대전화 시장의 40%로 커졌고 3년 뒤인 2010년에는 7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뮤직폰 시장을 누가 장악하느냐에 따라 휴대전화 시장 판도가 얼마든지 바뀌게 돼 있다.

특히 휴대전화 세계 1위 노키아 아성에 도전장을 낸 국내 업체들은 뮤직폰으로 역전을 노리고 있다. 삼성·LG전자는 해외 오디오 명품 업체나 해외 인기가수와 손잡고 뮤직폰 전열을 재정비했다. 삼성이 최근 출시한 ‘세레나테폰’은 세계적인 오디오업체 뱅앤올룹슨이 개발한 디지털 파워앰프와 하이파이 스테레오 스피커를 내장했다. 음질을 대폭 개선한 것이다. 또 세계적인 팝가수 비욘세가 개발작업에 참여한 ‘B폰’, 전화기와 MP3플레이어의 두 모습을 갖춘 ‘듀얼스페이스폰’을 노키아 뮤직폰의 대항마로 내세웠다. LG전자의 야심작은 ‘뮤지크폰’이다. 이 제품은 음악 감상에 편리하도록 휴대전화 전면에 터치패드로 된 음악 전용 버튼을 장착했다. 또 4GB의 대용량을 채택해 노래를 1000곡까지 저장할 수 있고 애플의 MP3플레이어인 아이팟처럼 오디오 기기나 차량 스피커에 연결해 내장된 음악파일을 들을 수 있다.

노키아의 수성 전략도 만만치 않다. 노키아는 음악은 물론 게임·지도 같은 콘텐트도 즐길 수 있는 ‘N95’를 내놓았다. 8GB의 넉넉한 메모리를 탑재해 2000곡까지 저장할 수 있다. 노키아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수백만 곡의 음원을 서비스하는 음악포털 ‘오비(Ovi)’를 6월 설립했다. 또 최근엔 동영상 콘텐트 강화를 위해 미국의 음악 및 영상 콘텐트 업체 트완고를 인수했다. 휴대전화 이용객들에게 콘텐트까지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모토로라는 애플의 음악 포털인 아이튠스에서 USB 케이블을 이용해 직접 약 100곡의 노래를 내려받을 수 있는 일명 ‘아이튠스폰(라커폰)’을 출시했다. 소니에릭슨은 소니의 ‘워크맨’ 브랜드를 앞세워 노래 1000곡 이상을 저장할 수 있는 ‘워크맨폰’으로 승부수를 띠우고 있다.

글로벌 휴대전화 업체들이 뮤직폰에 사활을 거는 것은 뮤직폰이 소비자·음악업계·이통사업자 모두가 반기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간편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음악업계는 폭넓은 유통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음성통화 수익의 정체로 고민 중인 이통사는 음원 서비스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대우증권 박원재 애널리스트는 “뮤직폰 경쟁은 갈수록 거세질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도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콘텐트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뮤직폰=디지털 음악파일을 저장할 수 있는 대용량 메모리와 음악을 편리하게 들을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한 휴대전화다. 최근엔 4GB 이상의 메모리를 탑재해 노래 1000곡 이상을 담기도 한다. 휴대전화 한쪽 면을 MP3플레이어처럼 디자인한 제품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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