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공연화제>세계최대팝축제 94우드스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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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X세대와 60년대 베이비붐세대의 차이는? 세계최대의 팝축제인우드스톡 25주년을 기념해 지난 13~15일 미국 뉴욕州 소거티스에서 열린 94 우드스톡은 미국 젊은이 문화가 4반세기동안어떻게 변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 답안지였다.X세대를 시험하는 최초의 리트머스종이실험으로 미국사회의 관심을 모은 94우드스톡의 결과는 「정치.사회의식이 배제된 하이테크 춤판」이다.
94우드스톡의 하이라이트는 35만명이 절정을 이룬 토요일밤의올나이트춤판.젊은이들은 13일 밤부터 14일 동틀 때까지 밤새도록 뼈속까지 뒤흔드는 헤비메탈 음악과 사이키풍의 컴퓨터그래픽조명속에서 「광란의 춤」에 빠져들었으며 춤판이 끝나자 썰물같이빠져나가 14일 저녁의 관객은 반으로 줄어들었다.
69년과 94년 두 무대에 모두 참가한 영국의 솔 가수 존 코커는 『그들이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그들 나름의길을 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X세대를 『완전히 새로운 세대』라고 평가했다.
물론 올해의 행사도 「사랑.평화.음악」을 주제로 내세우고 무대 옆에는 빈병과 깡통으로 만든 「PEACE」사인이 있었지만 냉소적인 X세대는 자신들만의 우드스톡에 어떤 신화적인 의미를 부여하는데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워싱턴에서 온 조나 밀러양은 『친구들과 마음놓고 몸을 흔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나는 경험』이라고 말했다.
69년의 우드스톡세대가 反戰.反인종차별의 사회의식적인 음악으로 하나가 됐다면 94년의 우드스톡 후세는 광란의 춤으로 한마음이 된 것이다.
그렇다고 올해의 우드스톡이 25년전과 닮은 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음악.혼란.완전누드.폭우는 69년의 재현이었다.
공연 입장권은 20만장도 채 팔리지 않았으나 느슨한 보안을 틈타 공짜관객이 샛문을 부수고 밀려드는 바람에 35만명이 대혼잡을 이뤘다.마지막날인 15일 새벽에는 천둥번개와 폭우가 1시간30분간이나 계속돼 우드스톡은 「머드(진흙)스톡 」으로 돌변했다. 올해 우드스톡의 예산은 3천만달러(약 2백40억원)로 69년의 3백30만달러에 비해 10배 가까이 늘었으며 지나친 상업주의로 「펩시세대의 돈잔치」란 비난을 받기도 했다.완전누드를 시도하는 젊은이들은 25년전에 비해 많지는 않았으나 알코올반입이 금지되자 마약류를 대용품으로 갖고 들어온 관객이 많아 문제로 지적됐다.올해 우드스톡에는 보브 딜런,올맨 브러더스.나인 인치 네일스.솔트 앤드 페퍼등 40여개 신.구세대 가수.그룹이 참가했다.
〈李 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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