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가본일간사이공항>下.21C 하늘을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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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동아시아하늘의 주도권 경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어제보다 현재가그리고 미래가 더 뜨겁다.
세계항공시장에서 차지하는 亞太지역 항공수요 비중이 85년 25%,90년 31%로 계속 높아지면서 동아시아에서의 항공전쟁은이미 80년대부터 시작됐다.
더욱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亞太지역 항공수요 비중을2010년에 51%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면서 경쟁은 더욱 가열되는 양상이다.日本을 비롯,韓國.臺灣.홍콩.싱가포르등 동아시아의 「四龍」은 80년대 중반이래 앞다투어 국 제거점공항을 확충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機先은 일본이 먼저 잡았다.강력한 주민 반대로 7년이나 늦게78년 개항한 나리타공항은 개항이후 한해에 2천만명의 승객을처리하면서 80년대 동아시아 하늘의 주도권을 잡았다.이어 싱가포르의 창이공항이 81년 개항되면서 홍콩의 카이탁 공항과 함께 동남아시아의 거점공항(HUB)으로 발돋움했다.
이 기간 중 한국은 金浦공항을 88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대폭확장했다.주변공항과는 달리 시설용량에 여유가 있었던 김포공항은80년대후반 극심한 체증에 시달리던 나리타공항의 대역을 맡게됐다.센다이.벳푸등 일본의 지방공항에서 유럽.아 메리카로 가는 승객들이 김포를 거쳐가면서 김포공항의 거점기능이 생기기 시작한것이다. 지금 동아시아의 하늘은 주변국가 공항들이 거의 均分하고 있다.연간 승객처리수가 2천만명 수준으로 비슷하다.문제는 창이.카이탁.나리타등이 모두 국제선 위주인데 비해 김포는 국내선 승객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는 점이다.국제선 노선수가 나리타.창이의 절반밖에 안된다.즉 양적으로는 승객수가 비슷해도 질적으로는 격차가 크다.김포는 경쟁상대가 안되고 또 앞으로도 불가능하다는 결론이다.
그렇다면 21세기 아시아의 하늘은 어떤가.이 또한 경쟁이 만만치 않다.동아시아 국가들의 높은 경제성장에 따른 장래의 항공수요 확장 잠재력은 매우 크다.그 수요를 노리고 거점공항확충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기 때문이다.미국 MI T대학 심프슨 교수는 『동아시아에서는 어떤 공항이라도 월등한 거점기능을 수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지만 일본과 4마리 龍들의 생각은 오히려 반대다.
이미 경쟁은 시작됐고 일본이 앞서나가고 있다.3조2천억엔을 들여 나리타와 하네다공항을 확장하고 간사이공항을 신설하는 의욕적인 6차공항개발계획이 90년대 초에 확정됐다.
간사이공항이 다음달 4일 개항하면 1차적으로 동아시아 하늘의「均分상태」가 깨지게 된다.
간사이 국제공항은 김포공항에 이어 가장 큰 영향을 미쳐 김포공항 지분을빼앗아가게 될 것이다.일본 지방항공의 연계수요가 유실됨은 물론 그나마 수행하고 있는 거점기능의 완전퇴색도 우려된다.일본은 또 나리타공항의 확장이 여의치 않자 수 도권에 또다른 대규모 공항건설을 구상하고 있다.
홍콩이 건설하고 있는 첵랍콕공항도 24시간 개항 예정이다.중국과의 관계때문에 조금 늦어질 지도 모르지만 97년 완공예정이다. 싱가포르의 창이공항도 2000년까지 부지를 거의 2배로 확대하고 활주로도 2개에서 3개로 늘린다.
대만의 中正공항까지도 95년에 활주로를 추가하고 경쟁대열에 끼어들게 된다.중국도 외국과 합작해 전역에 신공항을 건설중이다.대부분 95~97년 완공목표다.
동아시아의 주변국가들은 이같이 온통 공항 개발에 전념해 있다. 한국도 여기에 끼기위해 90년대 영종도 신공항건설계획을 발표했다.그러나문제는 그다음부터다.계속되는 사업연기로 당초 97년 개항이 2000년으로 늦춰졌다.활주로 2개 계획도 1개로 축소되고 재원조달계획은 아직도 협의 중이다.심지어 접근로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와 다투는가하면 평면계획은 지금도 수시로 바뀌고있다. 영종도공항건설이 失機되지 않도록 면밀한 관심을 쏟아야 하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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