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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민은행장 "현재 중국 경제 온도, 높은 건 사실"

중앙일보

입력

저우샤오촨(周小川·59·사진) 중국인민은행장은 18일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격의 거품 발생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중국 경제의 온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짐작케 하는 발언이다. 인민은행은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줄곧 치솟자 올들어 최근까지 다섯 차례 금리를 인상했다.

저우 행장은 중공 17차 당 대회 미디어센터에서 미국·일본·홍콩 등 주요 외신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 한국 언론 중에선 본지가 유일하게 참석해 그를 인터뷰했다.

중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올라 1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 불안에 대해 저우 행장은 "CPI 상승이 통화팽창고 동의어는 아니다"면서도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좀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5월부터 돼지고기를 비롯한 부식비와 식료품 가격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지만 이런 추세가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통계 기술상의 문제로) CPI가 높게 나타나는 측면이 있다"며 "CPI 상승을 용인하지는 않겠지만 CPI 억제 외에도 성장률·국제수지균형·실업률 등을 두루 감안해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중에 너무 많은 돈(유동성)이 풀리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고속 성장으로 소득이 늘어나 국민들의 손에 쥔 돈이 많아진 것은 자연스럽다. 금리 인상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어느 정도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을 비롯해 많은 국가의 중앙은행이 '인플레 타겟(요인 목표 설정 방식)'를 도입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인플레 목표치를 설정할 계획이 없다고 저우 행장은 말했다.

6000포인트를 돌파한 상하이(上海)증시의 거품 붕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만·일본 등) 다른 나라들이 1980년대 이후 경험한 주식 시장 거품 붕괴 사례를 힌트로 삼겠다"며 직답을 피했다.

앞으로의 거시경제 기조에 대해 저우 행장은 "과도하게 빠른 성장보다는 지속 가능한 안정 성장을 추구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후진타오(胡錦濤)국가 주석이 15일 당 대회 업무보고에서 밝힌 이른바 '여우하오여우콰이(又好又快)' 방식이다.

금융시장의 추가 개방에 대해선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때의 약속에 따라 흔들림 없이 개방을 계속하겠지만 자본시장 전면 자유화는 돌 다리도 두드려 보면서 건널 생각"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해외 주식 투자 등 중국인의 해외 투자는 적극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시티·HSBC 등 선진 은행의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해 "중국에 위기가 발생할 때 어떤 행동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긍정적인 영향이 더 많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저우 행장은 "올초에 열린 당중앙 금융공작(업무)회의에서 예금보험기구를 설립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저우샤오촨=1985년에 늦깍이로 칭화(淸華)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대외경제무역부(현 상무부)차관보,외환관리국장,건설은행장,증권감독위원장을 두루 거쳤다. 후진타오()총서기 취임 직후인 2002년 12월 인민은행 수장 자리에 올라 5년간 금융개혁을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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