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줌업>연극 각씨품바처녀각설이 양가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씨구 씨구 들-어-간-다/절씨구 씨구 들어간다/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네」 귀에 익은 품바타령이 구성지게펼쳐지는 대학로 王과 詩소극장.한 여자거지가 관객들을 제멋대로웃기고 울린다.
『각씨 품바』의 처녀 각설이 양가화(26).극단「가가」가 10년넘게 장기공연중인『품바』에 첫 등장한 여자거지다.
『학교다닐땐 저 모르면 간첩이라고 했어요.의리파에다 선머슴애같단 얘기를 많이 들었지요.』 타고난 신명과 끼가 없이는 웬만한 남자도 해내기 힘들다는『품바』에 망설임없이 도전장을 내밀게된 것도 일을 재거나 따지지 않는 사내같은 성격탓이라고 그는 말한다. 동냥그릇을 깨는 여염집 아낙에게 온갖 욕설을 퍼붓다 그것도 성에 안차 급기야는『욕 좀 더없냐』고 소리치는 그의 익살과 걸찍한 육담에 객석은 까무라칠듯 웃음바다로 변한다.
***궁중武術 익혀 낙법 자신 백발의 노신사에서부터 부모 손을 잡고 극장을 찾은 어린아이들까지 흥겨운 어깨춤으로 그의 각설이 一人舞에 화답한다.
작년 1월 강강술래소극장 개관기념 聖劇『꽃관』에서 막달라마리아役으로 데뷔해 여자연기자론 늦깎이 소리를 듣는 그지만 연기에대한 집념은 누구못지않게 빨랐다.
국민학교 3학년때 KBS어린이노래경연『누가누가 잘하나』연말결선에서 최우수상을 받고도 그 이듬해 또 출연해 아나운서에게『이제 그만 나오라』는 얘기를 들은 것을 시작으로 그는 6학년때 서편제 전수자 염금향선생에게 판소리를 사사받았다.
중학교 1학년때 배우시켜달라며 지방극단을 1년내내 찾아다녔고중2땐 연기에 도움이 될까해서 궁중무술「국술」도 배웠다.덕택에지금도 낙법하나는 자신있단다.
『30대엔 국내 최고 여성연기자가 되어있을 거예요』라며 입술을 꼭 깨무는 그의 모습은 온 몸이 먼지와 땀으로 뒤범벅된채 오늘도 각설이장단에 신명을 다하는 이유를 쉽게 읽어내게 한다.
글:李正宰기자 사진:林榮周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