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지방 CEO 올림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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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변화하는 도시가 세계를 이끌어 간다'-.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 시장(左), 유리 루시코프 모스크바 시장(右)

세계 95개국 1000여 명의 시장이 제주도에 모여 이런 주제를 놓고 나흘간 토론을 벌인다. 세계 도시끼리 교류하고 협력해 국제사회의 변화를 주도하자는 의도다.

'도시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지방자치단체연합(UCLG) 세계총회'가 28~31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회의에는 시장들 외에 세계 41개국 NGO 관계자 1000여 명도 참가한다.

이 회의를 앞두고 제주도는 들떠 있다. 세계 지역 간 교류의 중심지로 부상, 세계적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이번 회의는 2004년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창립총회를 연 뒤 3년 만에 두 번째로 열리는 것이다.

참가 도시와 참가자들의 면면도 만만찮다. UCLG 회장국인 프랑스 파리의 베르트랑 들라노에 시장을 비롯해 조지 삼피오 전 포르투갈 대통령 등이 기조연설자로 참여한다. 모스크바(러시아)의 유리 루시코프 시장, 스톡홀름(스웨덴)의 크리스티나 악센 올린 시장, 바르셀로나(스페인)의 호르디 에로 시장, 히로시마(일본)의 다다도시 아키바 시장 같은 사람들이 참석한다. 한국 측은 한덕수 총리와 박명재 행자부 장관, 김태환 제주지사가 참가한다. 총회는 세 차례의 전체회의와 19차례의 분야회의 등 47차례로 나눠 릴레이로 개최한다. 4일간의 회의를 정리, ▶기후변화에 따른 지역협력 ▶평화연대 ▶지방정부 혁신 등에 관한 협력을 확인하는 '제주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

제주총회에선 차기 개최지도 투표로 결정한다. 중국 광저우(廣州)시가 3년 뒤 개최를 위해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회 기간 중 세계도시박람회도 열린다. 29~31일 컨벤션센터 1층에서 '도시와 기술'을 주제로 각국 지방정부 기관과 기업의 IT.BT 등 첨단기술을 선보인다.

이규봉 UCLG 세계총회 제주도 지원단장은 "세계의 자치단체장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특별자치도인 제주도의 독특한 제도적 특성을 알리고, 세계 지역 간 교류 중심지로 부각시키겠다"고 말했다.

◆"파급효과 57억"=자연경관 위주의 관광에 머물던 제주도가 회의산업 중심지로 도약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제주도는 회의 참가자들에게 6월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한라산과 용암동굴 등을 알려 제주도를 집중 부각시킬 생각이다. 도는 금액으로 추정할 수 없는 이런 무형의 홍보 효과 외에 행사 개최로 57억원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제주=양성철 기자

◆세계지방자치단체연합(United Cities & Local Governments)=1913년 창립된 지방자치단체국제연합(IULA)과 57년 창설된 국제도시연맹(FMCU)을 통합한 세계 최대의 자치단체 단일 기구다. 파리 시장을 포함한 3명이 공동 회장이다. 세계 95개국 1000여 개 도시와 41개국 500여 개 NGO를 포함해 136개국 1500여 개 기관.단체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한국에선 서울.부산 등 11개 광역단체와 창원.김천.구미.금산 등 4개 기초단체가 가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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