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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상하는 태풍 더그의 위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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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8일 오전5시 현재 중심기압 9백40헥토파스칼(hPa)로 성인남자가 바람에 날릴 정도의 최대풍속 초속 43m의 강풍을 동반한 A급 태풍 더그가 가진 에너지는 2차대전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2만개에 해당하는 규모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그 위력이 강해 중심기압 9백20hPa이하의 특A급은 초속 65m이상의 강풍을 동반하며▲A급은중심기압 9백20~9백50hPa▲B급 9백50~9백80hPa▲C급 9백80hPa이상으로 각각 구분,C급이라도 20메가톤급 수소폭탄 4백개와 맞먹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물론 태풍은 에너지의 90%를 자체 기류 상승과 이동에 소모하며 해상에서 육상으로 이동하면서 세력이 점차 약화된다.하지만 3백45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87년 태풍 「셀마」 의 우리나라 상륙당시 중심기압이 9백66hPa,최대풍속 27.8m이었던 점을 감안하면더그의 현재 위력으로 미루어 더그 역시 상당한 규모의 인명.재산피해를 낼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태풍은 중심기압 진행경로의 오른쪽 기류가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진행방향 북쪽에 많은 비를 내리는 특성을 갖는다는 점이 관계기관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즉 59년의 「사라」등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준 태풍은 모두 서해안에 상 륙한뒤 동해안으로 빠져나갔으며 더그 또한 그같은 경로를 밟고 있는 것이다. 8일현재 더그의 예상 진행경로는 ①중국대륙으로 곧바로 상륙하는 북서진 이후 북동진으로 선회 ②중국대륙을 거친뒤 대한해협으로 빠져나가는 동북동진 ③중국대륙을 거치지 않고 대만 북쪽 해상으로부터 우리나라를 직접 관통하는 북동진등 세가 지이다.더그가 북서진 경로를 선택하면 우리나라는 태풍의 간접적인 영향만을 받게 되겠지만 더그의 위력이 워낙 강해 이 경우에도 제주도와 남.서해안지방의 집중호우가 예상된다.
그러나 기상청은 이 경로보다는 우리나라가 상당한 태풍피해를 면할 수 없는 북동~동북동진 경로를 선택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특히 8일 현재 더그는 태풍반경 6백㎞ 이내까지 초속 15m의 강풍을 동반하고 있어 태풍이 대한해협이나 일본 규슈지방으로 방향을 틀든,직접 관통하든 간에 최고 3백㎜이상의 집중호우와 강풍피해를 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기상청은 더그가 1백여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91년태풍 글래디스 이후 최대의 피해를 내는 태풍으로 기록될 것으로내다보고 각별한 대비책 마련을 당부하고 있다.
가장 강력했던 59년의 태풍 사라의 상륙당시 중심기압은 9백51.5hPa였다.
〈權寧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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