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아파트 전세값계속 올라 매매가의 70% 육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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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전세를 얻느니 돈을 조금 보태 아예 아파트를 사는게 낫다.
』 최근 서울 외곽지역 대단위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전세값이 집값의 3분의2선을 넘어서면서 전세를 구하러 왔다가 아예 집을사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집값은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데 비해 전세값은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전세값에다 은행융자금등 조금만 목돈을 보태면 어렵지않게 내집마련이 가능해진 때문이다.
8일 서울상계동.목동등 대단위 아파트단지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15~20평형의 소형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이같이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바뀌는 경우가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종전에는 아파트청약때문에 자신의 명의를 아끼느라 소형아파트매입을 꺼려했으나 최근들어 서울시내 아파트시세가 바닥권이라는 인식이 폭넓게 형성된데다 신규아파트 분양가와 기존아파트 시세가거의 비슷해져 무주택자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8월초부터 전세값 상승조짐이 일고 있는 점도 이같은 매매로의 전환을 부추기는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목동 신시가지 1단지내 시범부동산(대표 金南錫)의 경우 일요일인 지난 7일 하룻동안에만 20평형짜리 아파트를 당초전세예정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계약을 4건이나 성사시켰다.
1단지 20평형의 매매가는 7천5백만~9천만원인데 비해 전세값은 5천5백만~6천만원으로 지난봄보다 전세값이 5백만원 이상올랐다.6단지의 같은 평형도 매매가는 8천2백만~9천만원이나 전세는 67%선인 5천5백만~6천만원선에 이르렀 다.
상계동 주공아파트단지도 이같은 경향이 많아졌는데 6단지 13평형의 매매가가 5천만원선이나 전세는 68%인 3천4백만원선으로 크게 올랐다.
이 단지내 럭키부동산의 朴夏淳씨(42)는『결혼시즌에다 이사철이 겹치는 가을만 되면 전세매물이 달리는 이지역 특성을 감안하면 올가을 전세값 상승이 예상돼 소형평수지만 아예 집장만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현재 서울지역에서 강동구.송파구등 재건축움직임이 일고있는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웬만한 단지의 소형아파트 매매가대비 전세가는 60%를 넘어서 70%에 육박하는 곳도 많아지고 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매매 대기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재개발.재건축등에 따른 이주자들의 전세수요가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도이같은 매매-전세수요의 전환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黃盛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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