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인구 1%가 겪는 고통, 류머티스성 관절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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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방치하면 관절 변형, 수명 단축=이 병은 여성 환자가 많은 게 특징. 외국은 남성환자의 3배, 국내는 전체 환자의 84%가 여성이다. 발병연령은 30~50대가 가장 많지만 어린이·노인에서도 발생한다.

질병 초기엔 관절을 둘러싼 활액막이 증식하고 두꺼워지면서 염증 세포가 모인다. 그 결과 관절이 후끈거리면서 붓고 통증이 발생한다. 이를 방치하면 활액막 비대, 연골(물렁뼈) 손상, 뼈 파괴 등으로 관절이 변형되고, 움직일 수 없다.

관절염은 양쪽에 ‘대칭적’으로 발생하는 게 특징. 부위는 손·발가락 근위부(손가락은 중간마디와 윗마디, 발가락은 발에 가까운 마디) 가 가장 흔하며, 손목·무릎·발목·어깨·팔꿈치·턱 관절·목 관절에도 발생한다. 증상은 주로 아침에 관절이 뻣뻣하면서 통증이 오랜 시간 나타나는데 병이 진행할수록 한 시간 넘게 지속된다. 따라서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만일 병을 방치하면 2년 후, 환자의 70%는 손·발 관절 이상이 나타나며, 20년 후면 60% 이상에서 활동성이 떨어져 기본적인 자기 관리만 가능하거나 모든 활동에 도움이 필요한 단계에 이른다. 각종 감염병·심혈관 질환·림프종 등 합병증 발생률도 증가해 평균 수명이 7~10년 정도 줄어든다.

류머티스성 관절염을 방치하면 관절 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약물과 운동을 통해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민간요법 의존은 위험=류머티스성 관절염도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로 30% 정도는 완치된다. 나머지 70%의 환자도 일상생활을 영위할 정도로 관리가 가능하다. 문제는 ‘불치병’으로 인식, 전문가의 처방을 간과하고, 헛된 비법이나 건강보조식품에 의존하다 관절이 파괴돼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가 돼서야 병원을 다시 찾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경희대 의대 홍승재 교수가 환자 664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2%가 건강보조식품·민간요법에 매달 20만원 정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환자들은 별반 효과를 체험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10%는 간 기능 이상·위장장애·발진·부종·관절염 악화(치료약 중단이 원인) 등의 부작용을 경험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복용하겠다고 답한 환자가 42%나 된다.

◆최선의 치료는 약물·운동 병행=류머티스성 관절염은 염증 진행을 막는 약물치료가 꼭 필요하다. 기존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스테로이드·항류머티스제제(항말라리아 제재, 설파살라진, 금제제, 페니실라민, 면역억제제) 등과 더불어 최근엔 생물학적 제제가 각광받고 있다. 단 생물학적 제제는 고가인 데다(월 100만원, 보험적용 시 60만원) 보험적용 기간도 27개월로 한정돼 일부 환자만 혜택을 받는다는 게 문제다.

약물치료뿐 아니라 관절을 부드럽게 만들면서 통증을 덜어주는 맞춤운동도 병행해야 한다. 원칙은 운동 후, 통증이 없거나 있어도 30분 이내에 사라져야 할 정도의 강도와 시간이라야 한다는 것.

권장 종목은 수영·고정식 자전거·타이치(태극권) 등이며 에어로빅·등산·달리기 등 관절에 부담을 주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통상 처음엔 5분에서 시작해 차츰 시간을 늘려야 한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도움말=서울대 의대 송영욱 교수, 경희대 홍승재 교수,가톨릭대 의대 박성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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