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컴퓨터소재 드라마 영웅일기 엉뚱한 장면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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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영웅일기』를 유심히 지켜본 컴퓨터 전문가들은 「슬픈 미소」를 짓는다.그들의 눈으로 보면 이곳저곳에 엉뚱한 장면들이 만발하기 때문이다.
영웅일기에서 발견된 컴퓨터 관련「옥의 티」 몇개를 짚어보면 ▲프로그램을 짜고 있는 주인공들의 손가락이 알파벳 자판만 열심히 두드린다=프로그램을 짜다보면 괄호등의 기호나 숫자등도 꽤 많이 사용된다.
▲1회.오공의 컴퓨터에 기태하의 영상이 떠오르고 곧이어 『오디오와 비디오를 수신상태로 놓아주게』라는 메시지가 화면에 나타난다=이정도라면 이미 오공의 컴퓨터는 태하에게 장악된 상태.따로 「수신상태」로 바꿀 필요가 없다.
▲2회.태하가 컴퓨터통신망을 통해 불법 소프트웨어를 전송하는순간,오공이 나타나 모뎀 연결 케이블을 뽑는다.하늘이 무너져내린 듯한 태하의 표정=모뎀은 전화같은 것.나중에 케이블을 꽂고다시 통화를 시도하면 그뿐.
▲3회.이곳저곳의 프린터를 전산실로 옮겨온 학생들이 프린터에리본(먹지와 같은 것)을 끼운다=왜 프린터를 옮기면서 리본을 떼어냈을까.그런다고 프린터가 별로 가벼워지는 것도 아닌데.
▲4회.컴퓨터통신망을 통해 한 해커의 신원이 나와 있는 미국극비문서를 들여다보는 학생들=일본의 한 대학교 전산소컴퓨터 접근 암호를 풀려고 그렇게 고생을 하면서 여기는 우습게 접근에 성공. 이밖에도 해커나 대형시스템컴퓨터등과 관련된 대사,주인공들이 열심히 짜 놓은 프로그램등에도 실수가 많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국내 최초의 컴퓨터 소재 드라마『영웅일기』에는 컴퓨터와 관련된「옥의 티」들이 너무 많아 전문가가 아닌 시청자들에게도 웃음거리가 되기쉽다.TV가 교육기능을 갖기위해서는 이같은사소한「실수」부터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고쳐가야 되지 않을까.
〈權赫柱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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