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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학교, 부산 학생 57% 참여…프로그램만 1만3000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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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부산 덕두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방과후 학교에서 타악기 연주법을 배우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이 운영하는 방과후 학교가 저소득층의 교육 불균형 해소와 일자리 창출 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청와대가 지난 12일 전국 16개 시·도교육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구명초등학교에서 현장보고회를 가져 부산의 방과후 학교가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이 지난해 시범실시에 이어 올해 본격 실시한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으로 현재까지 사교육비 287억원을 절감하고 고급인력 6000여명에게 ‘방과후 학교 강사’라는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했다.

부산 덕두초등학교 학생들이 방과후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고 있다. [사진=송봉근 기자]

◆프로그램이 좋아 성공 = 부산시교육청은 초등학교 290여곳을 비롯해 중·고교 등을 포함해 모두 590여곳에 예·체능교육을 포함한 특기적성, 영어· 수학 등 학습보충, 저학년 보육교실, 진로직업 등 1만3000여개에 달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참여 학생수는 전체학생의 57.2%인 28만여명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같은 성과는 프로그램의 질이 우수하기 때문으로 평가되고 있다. 교육청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영어·수학·미술·한자·과학·독서논술 등 6개 분야의 방과후 학교 교재를 개발했다.

교재 개발에는 부산대, 부산교대, 한국과학문화재단 등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강사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시교육청은 고학력 전문인력을 연수시킨 뒤 프로그램을 맡기고 있으며, 자체 모니터링단을 구성해 강사들의 능력을 점검하고 실력이 부족할 때는 다시 재연수시키는 ‘외부강사 리콜제’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추진 = 교육청은 부산시와 공동으로 지난해 10월 시청사에 방과후 학교를 통합지원하는 ‘부산방과후학교지원센터’를 열었다. 지역단위에서 많은 단체가 함께 추진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했기 때문이다.

운영 공동주체인 부산시는 예산확보 등을 담당하고, 시교육청은 프로그램 강사 인력풀 운영, 방과후 학교 교실운영, 보육교사 연수 및 학부모 상대 홍보, 홈페이지 운영 등 총괄적인 업무를 담당, 효율성을 높였다.

김숙정 장학관은 “방과후 프로그램이 각 기관별로 산발적으로 이뤄져 예산낭비는 물론 프로그램도 부실해 이를 통합.운영할 필요성이 제기돼 지원센터를 개원했다”며 “당시 지원센터가 문을 연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원센터 개원을 계기로 부산지역 16개 구·군 기초자치단체와 지역 우수기업들이 방과후 학교 재정지원에 나섰다. 부산여성인력개발센터 등 사회시민단체들은 방과후 학교 전문인력 육성과 프로그램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또 부산지역 180여개 단체가 방과후 학교 수업을 위해 관련 시설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저소득층 맞춤 수업 =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저소득층에게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해 계층간 교육 양극화 현상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큰 특징이다.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바우처제도(무료 수강제)를 시행해 4만5000여명이 무료로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도록 했다.

초등학교에 보육교실 162곳을 설치, 맞벌이 부부 자녀나 오후에 아이들을 돌보기 힘든 저소득층 가정 학생들을 돌봐 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시교육청은 2010년까지 부산지역 모든 초등학교에 보육교실을 설치할 계획이다.

부산시의사회, 약사회 등과 연계해 저소득층 학생 3000여명에게 무료로 진료 혜택을 주고 있으며 대학생들과 저소득층 학생들을 연계해 학습을 지원하는 멘토링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강진권 기자 ,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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