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 기싸움 이미 킥오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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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프로축구 K-리그 6강 플레이오프에 오른 4개 팀 사령탑이 15일 서울 신문로2가 축구협회 회의실에서 출사표를 내놨다.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지 않았지만 모두의 목소리에는 승리를 향한 의지가 담겨있었다.

  ▶‘겸양지덕’의 울산 김정남-대전 김호

 감독 통산 첫 200승을 놓고 경쟁(김정남 189승, 김호 196승)하고 있는 두 감독은 40년이 넘은 인연으로 말문을 열었다.

김정남 감독이 “우리 두 사람이 국가대표 수비수였을 때 내가 뒤에서, 김 감독이 내 앞에서 플레이를 했는데 서로 말이 필요 없었다”고 운을 뗐다. 김호 감독은 “축구라는 맛을 느끼며 공을 차던 시절”이라고 받았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맞대결 통산 22승11무8패, 올시즌 3전 전승의 울산이 우위. 이를 의식한 듯 김호 감독은 “울산이 (6강 PO팀 중) 가장 센데 어떻게 승리를 장담하느냐”며 “누구나 우승하고 싶지만 우리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엄살을 부렸다. 이에 김정남 감독은 “김(호) 감독이 잘 준비할 테니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경계하는 표정이었다.

  ▶‘언중유골’의 경남 박항서-포항 파리아스

 박항서 경남 감독은 “지난 2년간 포항에는 1승4패였는데, 울산에는 한 번도 못 이겼으니 (울산과 맞붙을) 다음 번(준PO)이 더 걱정”이라며 포항은 안중에도 없는 듯 얘기했다.

파리아스 포항 감독도 이에 질세라 “시즌 초라면 얘기하기 힘들었겠지만 이제는 K-리그와 FA컵 모두 우승하겠다”고 응수했다. 박 감독이 “경기 중 내가 일어서면 ‘앉으라’던 심판들이 파리아스 감독에게는 아무 말도 안 한다”고 하자, 파리아스 감독은 “테크니컬 지역에서는 당연히 일어설 수 있지만, PO 때는 되도록 앉아 주겠다”고 맞받았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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