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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트렌드>번역문학 출간 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세계무역기구(WTO)협정이 유예기간을 거쳐 실행에 들어가는 97년을 2년여 앞둔 시점에서 지금까지 저작권 보호 대상에서 면제돼온 87년 이전의 외국문학이나 사상서의 번역출판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WTO체제는 저작권 부분에서 베 른협약 수준으로의 보호를 규정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베른협약 가입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베른협약의 골자를 이루고 있는 것은 저자 사망후 50년까지 저작권을 소급적용한다는 조항.가입에 앞선 협상여하에 따라 우리나라도 이 조항이 가지는 다소 가혹한 조건을 피할 수 있다.중국과 미국은 다같이 소급적용 면제를 국내법으로 먼 저 정한 뒤이 협약에 가입했는데 국제사회에서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았다.
이런 경우를 상정,기득권을 노린 출판사들이 외국작품 번역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저작권문제 외에 각 출판사들이 이미 나와있는 상당수 외국작품의 문체및 세로쓰기 조판을 고쳐 재출간할 계획이어서 외국작품 번역출간은 가위「문예부흥」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활기를 띨 전망이다.
출판 비수기라는 휴가 시즌인데도 불구,요즘 외국 문학작품이나사상서 번역출판은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소규모 출판사들은 대개단행본 형식을 취하고 있고 대규모 출판사의 경우 선집.전집형태로 기획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번역 출간된 외국작품중 노르웨이의 노벨상 수상작가 크누트 함순의 1890년작인 소설『굶주림』(도서출판 창)과 미국의노벨상 수상작가 존 스타인벡의 1945년 소설『통조림공장 마을』(문학세계사),일본 근대문학의 대표작가인 나쓰 메 소세키의『도련님』,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에 관한 연구서인 아니카 르메르의『자크 라캉』(문예출판사)등이 눈에 띈다.이 작품들은 어려운 문체등으로 국내 번역이 늦어졌거나 번역이 되었더라도낡은 문투여서 독자들의 관심권에서 벗어난 작품들이다.
이 작품 외에도 지난7월 한달동안에만 앙드레 지드의『전원교향곡』등 20여 작품이 새롭게 단장해 선보였다.
대형출판사들이 심혈을 기울여 기획중인 세계문학전집이 어떤 형태로 단장될지도 관심거리.
이미 세계문학전집을 냈던 출판사들이 재편집 간행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굵직한 출판사들이 대거 새 세계문학전집을 기획하고있어 빠르면 내년부터 세계문학전집이 붐을 이룰 전망이다.
한때 세계문학전집 시대를 이끌었던 정음문화사도 전집 현대화를서두르고 있으며 을유문화사도 이미 기존 전집중 일부를 빼고 새로운 작품을 선정,30권을 펴냈으며 앞으로도 계속 발간할 계획이다. ***새名作들도 선보여 이외에 새로 세계문학전집을 기획중인 출판사는 민음사.웅진출판.민음사의 경우 내년 말부터 단계적으로 총 1백권을 출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번역에 착수했다.
민음사의 한 관계자는 세계적인 작가의 대표작을 현대적 기준에맞게 다시 선정했다고 밝히고 있어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새로운 명작들이 대거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웅진출판도 금년말부터 내년초까지 영국과 미국의 작품을 중심으로 포스트모더니즘 걸작선과 일본문학선을 펴낸 뒤 곧이어 50권규모의 세계문학전집 번역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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