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에 점자 표시한 '착한' 제품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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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는 15일 시각장애인의 날을 맞아 자이리톨껌의 플라스틱 용기에 ‘자이리톨’이라는 점자를 돋새김한 ‘자이리톨휘바 모닝믹스’를 출시했다. 껌 용기에 점자를 쓴 경우는 이번이 처음. 또 보이지 않아도 쉽게 껌을 꺼낼 수 있도록 누르면 자동으로 열리는 뚜껑을 달았다.

사회 전반에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제품에 점자를 표기한 소비재들이 점차 눈에 띄고 있다. 전국 20여만명에 달하는 시각장애인 소비자에게도 다가가고, 약자를 배려하는 ‘착한 기업’ 이미지도 얻겠다는 전략이다.

비교적 일찍 점자 표기에 앞장선 회사는 하이트맥주다. 1996년 하이트맥주 캔 표면에 ‘맥주’라는 점자를, 이듬해에 생수 ‘퓨리스’에 ‘퓨리스’라는 점자를 새겼다. 이 회사 계열사인 진로도 최근 참이슬 후레쉬 유리병에 ‘진로’라는 점자를 새겨넣었다. 화장품회사 더 나드리도 지난달 출시한 화장품 ‘베르당’과 샴푸 ‘시크리티스’도 용기 표면에 ‘스킨’‘로션’‘샴푸’‘린스’ 등의 점자를 새겼다. 이 회사 한태수 사장이 한 행사에서 시각장애 체험을 한 뒤 점자 표기를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LG생활건강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생활용품 브랜드 ‘빌려쓰는 지구’도 비누ㆍ치약ㆍ세제 등 모든 제품에 점자를 돋새김했다.

시각장애인들은 점자 표기가 확산되는 추세를 반가워하면서도 아직 개선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임경억 홍보팀장(시각장애 1급)은 “제품 점자 표기에 상세한 정보가 담겨있었으면 좋겠다”며 “의약품이나 신용카드처럼 안전ㆍ보안과 직결된 제품들은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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