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서>대구의 물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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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주요 생활필수품들의 가격이 지역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물가협회가 최근 1년간의 평균가격을 조사 비교한 것임으로그 결과는 믿을만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광주.대구.대전.부산등 전국 6대도시 가운데 농수산물가격이 가장 비싼 지역은 서울이며 공산품가격이 가장 비싼 지역은大邱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大田의 경우는 농수산물이건 공산품이건 관계없이 가장 물가가 싼 지역으로 밝혀져 대전주민들을 즐겁게해 주었을 것이다. 대전지역의 낮은 물가는 그 지역의 실질소득을 그만큼 증대시키기 때문이다.
반면에 서울이나 대구지역주민들의 후생수준은 대전주민들에 비해상대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지역간 가격차이의 원인은 무엇일까.물가협회가 제시하는 것을 보면 대전의 경우 교통의 중심지로서 전국 어느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이라 하더라도 저렴한 수송비로 신속히 조달될수 있는데비해 대구는 지역내 공산품 판매 대리점의 수가 그들간의 가격인하경쟁을 유발할 정도로 많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대구주민들은 불안전경쟁가격의 대표적 희생자들인 것이다.
물가에 관한한 소위「1物1價의 법칙」이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기대 할 수는 없다.
아무리 좁은 땅덩어리라 하더라도 엄연히 지역간 수송비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전국 어디서나 단일가격이 형성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대구의 공산품가격은 좀 지나친 감이 없지않다.예컨대 피아노가격이 대전지역의 가격보다 평균 34만원이나 비싼 것은 공장으로부터 두 지역간의 수송비차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기어렵다. 시장경제체제가 갖는 가장 핵심적인 장점은 자유경쟁을 통해 각종 비효율성과 비능률성이 제거될 수 있다는 것이다.그런면에서 대구지역의 공산품판매대리점수를 제한하는 진입장벽은 그 주체가 무엇이건간에 신속히 제거돼야 할 것이다.
〈延世大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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