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 민자당 패배 政局에 어떤영향 미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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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大邱 壽城甲.慶州市.寧越-平昌의 8.2보궐선거는 民自黨이 큰타격을 받은채 끝났다.
1승(영월-평창.金基洙)2패인 民自黨은 최악의 결과에 충격을받고 있다.대구의 패배는 감수할 수 있다며 여유를 보인 民自黨은 경주시에서도 드러난 「등돌린 TK민심」에 당황해하면서 파장과 후유증을 점치고 있다.
당초 民自黨은 대구의 실패를 동정표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의미축소하고 경주시의 승리로 이를 덮으면서 그래도 현정권을 밀어주고 있다는 해설 시나리오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상대가 안될 것으로 생각한 民主黨 후보에게 패배한「경주 이변」의 돌풍에 휘말려 이 시나리오는 쓸모없게 돼버렸다.
지난해 8월 대구 東乙 보선에 이은 연속 실패로 與圈內 TK의 민심이탈이 본거지(대구)에서 변방(경주)으로 확산돼가는 구조적 현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대구출신 한 의원은 익명을 전제,『현정권 지지 대열에서 이곳의 민 심 이반은 위험수위를 넘고있다』며 씁쓸해했다.
현 정권이 진짜 아픈 대목은 대구에서 쟁점이었던「표적 司正」시비를 놓고 주민들이 玄慶子후보쪽을 손들어준 점이다.문민정권이자랑하는 개혁이 자기한테 잘못보인 인사만를 정치보복하면서 변질됐다고 주장한 玄후보는 남편(朴哲彦前의원)의 구 속을 金泳三정권의 오만으로 몰았다.
지난해 재산파동으로 의원직을 내놓은 朴浚圭前국회의장이 玄후보를 지지하면서『표적사정의 희생양이 된 대구의 자존심을 보여줄 기회』라고 한 발언은 이제 民自黨으로선 기억하기 조차 싫다.
때문에 民自黨의 좌절은 다른 어느 때보다 커보인다.民自黨은 중앙당 개입자제등 공명분위기 조성,공천과정의 문제점 때문이라고애써 자위하고 있으나 참패를 설명하기엔 크게 부족하다.
지난 대통령 선거때 부산.경남에 못지않게 현정권 출범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대구.경북지역의 민심 변화는 현정권의 지지기반상실로 이어지고 정국 관리 전반에 상당한 부담을 주게 되었다.
당내 民正系가 주류인 이곳 출신 의원들은 民自黨 간판이 효력을 상실했다고 받아들이고 있다.이들에 대한 金대통령의 장악력이떨어질 수밖에 없다.현지의원들의 보스로 자처해온 金潤煥의원(軍威-善山)은 위상회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일 것으 로 보이며 이는 당내 기류 변화의 요인이 될 듯하다.
경북의 한 의원은『공천때문에 당지도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없었다.그러나 민자당 공천이 프리미엄이 될 수 없다』고 했다.
民自黨은 내년 6월의 4대 지방선거에서 이런 결과가 다시 나올까「再版의 악몽」에 시달리게 됐다.또하나의 관심 은 당내 일각에서 나오는 당직 개편 요구.
金대통령이 내세우는 공명실천 노력이 희석될지 모른다는 점 때문에 문책인사가 없을 것이라는 희망섞인 분석도 있지만 공명선거와 참패는 별개라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있다.
익명을 요구한 민정계의 한 중진은『家臣과 측근을 중심으로한 金대통령의 정책 결정과정과 인적 충원의 변화없이는 전통적인 與圈성향 계층의 마음을 되돌릴 수 없다』고 했다.
때문에 金日成 사후에 잇따른 혼선을 보인 정부의 통일.안보팀정비문제와 연결돼 여권진용의 전면 개편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현 정치구도 전반과 기류를 흔든 이번 선거 결과는 또한 야권통합 문제,무소속 영입,민주당 당 권문제등에 영향을 주는 여러가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朴普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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