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산업 추진 약속지켜라" 사북탄광村 주민 거센 항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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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폐광을 앞둔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동원의 대체산업 추진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주민들의 투쟁이 거세지고 있다.

사북읍 지역 16개 사회단체 대표들로 구성된 동원대체산업촉구 투쟁위원회(이하 동원대투위)는 3,4일 이틀동안 농협 사북지점앞에서 동원측에 당초 약속했던 대체산업을 빠른 시일내에 추진해 줄 것을 요구하는 지역주민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동원대투위는 이번 주민 서명을 국세청 세무조사 및 감사원 감사청구를 위한 주민 연명서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동원측을 상대로 탄광 개발에 따른 주민들의 직.간접적 피해에 대한 법적 소송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동원대투위 관계자는 "동원측이 40년 가까이 무연탄 광산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입은 주민들의 분진 피해와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산림 훼손.갱내수 유출로 인한 주변 하천 오염 등 인적.환경적 피해에 대한 피해보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며 "이미 법률자문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1989년 서울 상봉동 모 연탄공장 인근 주민들이 분진에 대한 피해보상 청구소송에서 승소한 사례가 있어 동원측이 대체산업 유치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이에앞서 동원대투위는 지난달 중순부터 사북읍 곳곳에 '지역 주민 기만하는 동원은 각성하라' 등의 내용을 담은 현수막 20여개를 내걸었다. 또 동원 사북광업소 5백여명의 근로자에게 "폐광이후 지역에서 함께 살수있는 터전을 마련할 수있도록 힘을 보태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지난 1964년 사북읍 일대에서 탄광 가동을 시작한 동원은 지난 90년대초 연간 2백만t의 무연탄을 생산하는 등 (주)삼척탄좌(2001년 폐광)와 함께 국내 최대의 민영탄광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석탄산업의 사양화로 지난해 연간 생산량이 39만t에 그치면서 지난해 11월 석탄산업합리화사업단에 폐광 예비 신청을 해 놓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동원대투위는 동원이 객화차 공장과 주상복합 아파트 건립 등 대체산업 추진하겠다고 주민들에게 약속을 했으나 현재까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동원과 동원대투위 양측은 4일 오후 2시 정선군청에서 첫 협상을 갖는다.

정선=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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