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무더위 씻어준 태풍-농민들 새벽부터 논물대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제11호 태풍「브렌던」의 상륙으로 한달간 계속됐던 찜통더위와극심한 가뭄이 해갈됐다.
그러나 태풍경보가 내려진 제주도와 남해안 일대의 연안여객선이끊기고 항구로 대피중이던 어선이 침몰되는가 하면 피서객이 계곡에서 캠핑하다 갑자기 불어난 계곡물에 실종되는 등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서울등 수도권시민들은 일요일의 소나기에 이어 1일 아침부터 예상치않던 브렌던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자 가뭄해갈에 대한 기대와 함께 『이제야 가마솥더위에서 벗어나게 되었다』며 마냥 즐거운 표정들.
그러나 이날 출근길 차량들은 오랜만의 빗길운행탓으로 시내곳곳에서 접촉사고를 빚어 교통혼잡이 일기도 했다.
○…68년이래 가장 극심한 가뭄을 겪어온 광주.전남지방은 브렌던이 몰고온 많은 비로 최악의 사태를 넘기고 대부분 지역이 해갈돼 농민들이 환호했다.
5월 벼농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비가 내리자 농민들은 새벽부터 들녘으로 나와 물꼬를 막아 논에 물을 가두고 공무원들은 하천안에서 하상굴착을 하던 장비들을 치우고 하상을 정리,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예방조치를 했다.
광주.전남지역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간 1일새벽부터전역에 비가 내리기 시작,오전7시현재 무안에 최고 77㎜가 내리고▲나주 68▲진도 66▲보성 52㎜ 등 평균 38.6㎜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곡성.승주.구례.강진등 산간지대는 15~25㎜밖에 오지 않았지만 태풍이 완전히 빠져나가는 2일까지 비가 계속 내릴 전망이어서 밭은 완전 해갈되고 논은 완전해갈에는 못미치더라도 큰 피해는 모면할 수 있게 됐다.
[光州] ○…태풍을 피해 항구로 돌아가던 부산선적 어선 2척이 침몰,선원 26명이 실종됐다.31일 오후9시40분쯤 제주도서쪽21마일 해상에서 태풍을 피해 대흑산도로 운항하던 부산선적기선저인망어선 93해모호(96t.선장 郭형곤.33)가 높 은 파도에 휩쓸려 침몰,선장 郭씨등 선원 12명 모두 실종됐다.
또 1일 0시10분쯤 제주도 서쪽 12마일 해상에서 부산선적트롤어선 26삼화호(1백38t.선장 金호민.40)가 높이 4~5m의 파도에 침몰되면서 선장 金씨등 선원14명 전원이 실종됐다. [釜山] ○…1일 오전7시40분쯤 경남산청군시천면중산리 계곡에서 가족과 함께 야영하던 姜영애양(17.마산여상 2)과 裵한규군(17.마산공고 2)이 계곡물에 휩쓸려 姜양은 익사하고裵군은 실종됐다.
이들은 31일 오후 가족과 함께 지리산에 피서 와 계곡에 텐트를 치고 야영하다 이날 새벽부터 많은 비가 내리면서 계곡물이갑자기 불어나 텐트가 떠내려가는 바람에 이같은 변을 당했다.
또 이날 오전7시30분쯤 산청군삼장면유평리 삼거리 마을앞 계곡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하던 鄭대철씨(40.부산시동래구연산동)가 불어난 계곡물에 텐트와 함께 떠내려가 실종됐다고 함께 피서온 陳숙연씨(40)가 경찰에 신고했다.
[山淸] ○…1일 오전3시30분쯤 북제주군 추자도 서쪽 29마일 해상의 외딴섬 여서도에서 낚시를 하던 崔영만씨(36.부산시북구덕포1동)등 32명이 태풍으로 고립돼 있다고 핸드폰을 이용,제주해양경찰서에 구조를 요청해왔다.
제주해경은 해상에 날씨가 호전되는대로 구조에 나서기로 했다.
[濟州] ○…1일 오전4시쯤 전남완도군노하읍어령도 서북방 해상에서 선원 5명이 탄 고기잡이배 만일호(선장 金동문.40)가완도항으로 급히 피항하려다 스크루에 어망이 감기는 바람에 기관고장을 일으켜 표류중이라고 목포해양경찰서에 구조 요청을 해온 뒤 교신이 끊겼다.
○…전남지역 섬지방을 오가는 연안여객선들이 태풍경보로 1일부터 운항이 전면 중단됨으로써 완도군보길도에서는 2천5백여명이 민가와 국민학교에 대피하고 신안군홍도에 1천5백여명이 갇히는 등 전남 섬지역에 1만여명의 발이 묶였다.
[光州]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