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무관도 경찰서장 임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르면 내년부터 경찰의 총경급 이상 간부들에게도 복수직급제가 도입될 전망이다.

경찰청은 3일 승진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현재 총경(행정부처 4급 해당)이 맡고 있는 경찰서장이나 경찰청 및 지방경찰청 과장에 경무관(3급 해당)을, 경정(5급 해당)이 맡고 있는 경찰서 과장이나 경찰청 및 지방청 계장에 총경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복수직급제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복수직급제를 도입하려면 경찰서장에 총경.경정을 임명토록 규정하고 있는 경찰법을 개정해야 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행정부처는 4급(서기관) 이상 비율이 6.5%에 달하는 반면 경찰은 총경 이상이 0.5%에 불과해 승진적체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타 부처의 경우 1994년부터 복수직급제를 실시해 인사적체를 일부 해결하고 있으나 경찰은 계급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도입되지 못해 사기저하.우수인력 조기퇴직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경찰은 경정 1천2백65명.총경 4백4명.경무관 40명으로 승진 병목 현상이 심각하다.

특히 경찰대 출신들이 본격적으로 경무관 승진심사 대상에 오르는 내년부터 경무관 승진적체 문제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선 경찰업무의 특성상 고위직급 비율을 다른 행정부처와 같은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것은 무리며 복수직급제가 자칫 경찰의 몸집 부풀리기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매년 경찰대 출신 1백20명과 간부후보생 50명이 경위로 임용되는 실정을 감안해 경위 임용 숫자를 줄여 점차 고위직 인사적체 현상을 해소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한편 경찰은 올해부터 2006년까지 3개년 계획으로 경장→경사 6천8백명, 경사→경위 2천1백71명 등 하위직 중심으로 모두 1만3백여명의 경찰관 직급을 상향조정하는 계획도 추진 중에 있다. 현재 총경 이상 간부들은 경찰대생.간부후보생과 고시 특채(경정 임용)가 주류를 차지하고 있어 전체 경찰관의 대다수인 경사 이하 비간부 출신의 총경 승진은 매우 힘든 실정이다.

김정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