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문화大國 꿈꾼다-복합예술센터.전국케이블TV망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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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21세기 초일류 국가로 떠오르기 위해선 문화에 대한 인식의전환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규제와 검열로 일관된 관행에서 벗어나좀더 자유로운 사회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 아시아 무역.금융의 중심지인 싱가포르가 영화.연극.미디어등 문화 부문에서도 강국으로 부상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문화의 뒷받침 없이는 국가 발전도 절름발이가 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
문화부흥의 첫단계로 싱가포르는 대규모 예술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예술센터 안에는 쇼핑.관광단지.은행등 금융기관도 유치해 복합단지로 꾸민다는 구상이다.문화도 하나의 사회간접자본으로파악,명실상부한 문화대국으로 재탄생하겠다는 것.
우선 1단계로 오는 2000년까지 2억9천7백만달러(한화 약2천4백억원)를 들여 대형 공연장을 세울 계획이다.
이러한 문화발전 계획에는 물론 비즈니스的 계산도 깔려있다.경제가 성숙해지면서 불가피하게 늘어나는 잉여화이트칼라에게 자리를마련해 준다는 것이 그것이다.갈수록 증가하는 고급문화.대중문화및 컴퓨터 관련 종사자들을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 예술센터 이외에도 새로운 미술박물관들을 다수 세우고 예술품 중개자들에겐 세금감면 혜택도 줄 계획이다.
또한 이달초에는 전국을 케이블TV를 이용해 하나로 연결하는 대형정책을 입안했다.여기에다 지구촌 구석구석을 컴퓨 터 통신망으로 연결,종합정보사회 실현을 앞당기기로 했다.
그러나 싱가포르는 아직 예술에 대해 그다지 관대하지 못하다.
검열과 규제에 의한 행정으로 이곳의 예술활동은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다.특히 문화에 대한 고삐를 다소 풀기는 했지만 당국의 대중문화에 대한 감시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그룹「롤링 스톤스」의 앨범 출반을 청소년을 선동한다는 이유로 금지시킨 것이 그 한 예다.올초 한 지방에서 열린 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들만 출품작을 미리 볼수 있도록 하는 바람에 상영금지된 작품이 상을 받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지방 영화관과 극장이 활기를 띠면서 공연티켓과 관람객 숫자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朴正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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