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선박 후판 가격 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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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포스코가 조선용 후판 가격을 전격 인상했다. 포스코는 조선용 후판 1t의 가격을 25일 주문분부터 60만5000원에서 66만5000원으로 6만원 올린다고 9일 발표했다. 4월 2만원을 올린 데 이어 반년 만의 인상이다. 후판은 배를 만드는데 쓰이는 두꺼운 철판이다.

회사 측은 “원료 가격이 오르고, 조선 경기 호황으로 수요가 늘면서 인상 요인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후판 가격 인상을 자제해 왔지만 포스코 가격과 타사 제품의 가격차가 커지면서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왜곡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가령 일본산 후판의 수입 가격은 20∼40달러 오른 64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산이 800달러를 넘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동국제강은 72만5000원에 팔고 있다. 상대적으로 품질이 좋지만 값이 저렴한 포스코 후판이 유통시장에서 다른 회사 제품으로 둔갑해 거래되는 등 수급 왜곡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포스코 측의 항변이다.

어쨌든 조선업계는 수익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연간 380만t의 후판을 생산하는 포스코가 6만원을 인상했으니, 조선업계가 떠안야 할 추가 부담은 2280억원으로 추산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세계 1위의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의 매출원가가 지난해 10조9734억원에서 올해 13조3428억원, 내년 14조5765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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