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여성 年4천명 남편손에 피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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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前妻살해혐의로 기소된 미국 풋볼영웅 OJ심슨사건을 계기로 배우자학대를 포함한 가정폭력문제가 미국내에서 새삼 뜨거운 관심의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내에서 92년 한햇동안 발생한 여성살해사건 가운데 무려 29%가 남편이나 남자친구 같은 면식범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美법무부의 충격적인 보고서가 발표돼 여성에 대한 폭력과 관련,미국의 치부가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4천명의 미국여성이 배우자에 의해 살해되는데 그중 53%가 총기로,87%가 집에서,61%가 야간에 대부분 술취한 배우자에게 당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통계상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배우자 살해행위가가정폭력의 연장선상에서 인식되지 못하고 있는게 미국의 현실이다. 유에스에이 투데이紙는 최근 심슨사건과 관련해 아내학대등 가정폭력과 관련된 특집기사를 내고 미국내 발생하는 살인사건의 35~40%가 가정내 폭력에서 연유한다고 보도했다.
예컨데 심슨사건에 있어서도 심슨의 아내였던 니콜이 결혼기간중여덟차례나 심슨의 학대로부터 긴급구조를 요청하는 전화를 한 것처럼 상습적인 폭언.협박이 살해라는 극한적인 상황으로 발전됐을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아내학대를 중대한 범죄행위로 취급하지 않는 미국의 사법체제와 사회풍조도 한몫했다는 지적도 있다.
〈康弘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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