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출근시간 버스 좌석 맡아두다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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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기도 일산에 사는 학생이다. 어머니께서 얼마 전 겪은 이야기다. 어머니는 직장이 서울에 있어 통근시 좌석버스를 이용한다. 그날도 좌석버스를 타고 출근하던 중 마두역 부근에서 버스가 고장났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버스로 갈아탔는데 뒤편에 두 자리가 비어 있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한 자리에 앉았고 어머니께서 나머지 한 자리에 앉으려 하셨다. 그런데 그 여학생이 자기 가방을 자리에 올려 놓으며 "자리 있는데요" 하기에 "누구 자리냐"고 물었더니 "(곧 탑승할) 친구 자리"라고 했다고 한다.

어머니께서 "아침 출근시간에 사람도 많은데 그렇게 자리를 맡아주면 안 되지…"라고 말하고 앉았더니 그 여성은 "너 죽을래? 아침부터 재수없게…××" 등의 막된 욕을 하면서 째려보기까지 하더란다.

자신의 어머니뻘 되는 사람에게 그런 식으로 욕을 하고, 아직 타지도 않은 친구의 자리를 맡기 위해 다른 사람을 앉지 못하게 하는 일이 있어도 되는가. '어른 공경'이 이젠 먼 과거의 말로 돼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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