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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 SPC 그룹-빵집의 '대장금'을 찾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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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빵을 좋아하는 이들이 한국 최대 제빵 그룹을 이끈다. SPC 그룹의 젊은 사원들은 서울 수서동 파리바게트 매장에서 빵 사랑을 몸으로 표현했다. 오른쪽부터 박기대(파리크라상), 변지애(샤니), 정소영(던킨도너츠), 이종혁(삼립식품), 정현국(배스킨라빈스)씨. 김형수 기자

‘삼립빵’ ‘샤니’는 한국 사람이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국민의 빵 기업이다. SPC는 1945년 창립한 삼립을 모태로 한 국내 최대 제빵 및 프랜차이즈 기업이다. 양산 빵 업체인 삼립식품과 샤니, 국내 최대 제빵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와 고급 커피숍 파스쿠찌를 이끄는 파리크라상, 배스킨라빈스·던킨도너츠 등 외국 브랜드 프랜차이즈를 하는 비알코리아 등이 이 회사의 주축이다. SPC가 지난해 올린 매출은 1조1339억원. 지난 5년 동안 연평균 11% 넘게 매출이 성장했다. 이는 모두 몇 백, 몇 천원짜리 빵을 팔아 올린 매출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실적이다. 무섭게 성장하는 SPC를 두고 업계가 ‘제빵 공룡’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래서다.

◆계열사별로 조직 문화 천차만별=모든 계열사가 빵과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조직문화는 사뭇 다르다. 양산 빵을 만드는 삼립·샤니는 전통적인 제조업체를 연상하면 된다. 조직 문화가 끈끈하고 단합이 중시되는 편이다. 오랜 역사 덕분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간부로 성장한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파리크라상과 비알코리아는 제조업이면서 동시에 유통업이다. 무엇보다 주요 고객이 주부나 젊은 여성이어서 여성 인력의 비중이 60%에 달할 정도로 높다. 간부 중에서도 여성이 많아 분위기는 아기자기한 편. 하지만 모든 계열사가 빠른 의사결정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중시한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김상모 인사팀장은 “제빵 산업은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에 변화에 민감해야 하고, 빠르게 결정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 컨설팅 회사에 의뢰해 조직문화를 진단했더니 ‘추진력 있고, 변화에 잘 적응하는 성과 지향형 리더가 많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김 팀장은 덧붙였다.

◆후각·미각은 기본, 성실하고 다정해야=식품 회사답게 얼마나 맛과 향에 민감한지를 중시한다. 개발 인력이 아니라 관리 업무나 매장 근무를 하더라도 제품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면 일을 잘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2002년부터 1차 면접에서 후각과 미각을 검사하는 ‘관능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여러 종류의 소금물을 맛 보여 농도 순으로 배열하게끔 하고, 딸기·오렌지·망고·멜론 등의 향을 구별해 보라고 시킨다. 기본적인 맛과 향을 구분하지 못하면 다른 점수와 관계없이 탈락되는데, 보통 1차 면접 응시자 15% 정도가 관능 테스트에서 떨어진다.

모든 회사가 소비자 접점에 있기 때문에 직원 한 명 한 명의 서비스 마인드도 중시한다. 사회 봉사활동 경력이 있으면 우대하는 것도 그래서다. 정덕수 그룹 홍보차장은 “고객 응대에서 작은 실수가 발생해도 브랜드의 존폐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히 따진다”고 말했다.

파리크라상·비알코리아는 모든 신입사원이 입사 뒤 각각 2년과 1년 매장근무를 거친다. 오전 7~8시 문을 여는 매장의 특성에 맞게 부지런하고 성실해야 한다. 정 차장은 “빵만 1억원어치 파는 회사인 만큼 개미처럼 티끌 모아 태산을 만든다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확장 도울 인재 모집”=파리바게뜨는 2004년부터 중국·미국 등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특히 중국 사업은 한류를 타고 승승장구 중이어서 올해 안에 50여 곳에 매장을 낼 계획이다. 김상모 팀장은 “해외 진출이 활발해질수록 해외근무와 출장 기회는 늘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사원에게 외국어 능력이 필수는 아니지만 토익 점수가 800점 안팎인 이들이 많이 들어온다. 외국어 특화 인재는 수요에 맞춰 뽑는 편이다. 점점 글로벌 사업 마인드까지 갖췄는지를 기본 점검 사항으로 체크할 계획이라고 한다.

임미진 기자

[신입사원] "전국 맛집 내 손안에 식품회사에 딱 맞죠"

지난해 말 파리크라상에 입사한 박기대(27·사진)씨는 ‘맛짱’ 경력을 내세워 입사에 성공했다. 학생 시절부터 한 끼를 먹어도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 서울은 물론 전국 구석구석을 찾아 다니며 맛집을 두루 섭렵했다. 요리 전문 사이트에서 후기를 쓰는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이런 경력을 소개하며 “식품 회사에 딱 맞는 인재”라고 자신을 포장했다.

또 하나의 강점은 메모 습관이다. 평소 수첩을 늘 지니고 다니며 생각하는 아이디어가 있을 때마다 꼼꼼하게 적어 둔다는 것. 이런 습관도 면접 과정에서 빛을 발했다. 1차 면접 뒤 ‘SPC 그룹의 제품·서비스·마케팅·홍보 전략 중 하나를 택해 아이디어를 내라’는 과제를 받았을 때 ‘SPC그룹 각 계열사의 브랜드를 통합시켜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는 내용의 발표를 했다.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 중 하나여서 계열사는 어딘지, 브랜드가 어딘지 조사한 뒤 생각날 때마다 이런저런 제안거리를 적어 뒀다는 것이다. 지금도 제품이나 서비스 개선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틈틈이 기록하곤 한다.

박씨는 대학 때 학점과 토익 점수에만 매달린 모범생은 아니었다. 아르바이트 경험 외에도 교내 방송국에서 PD로 활약하기도 했다. 경희대 영문학과 99학번으로 졸업 평점은 3.5점(4.5점 만점), 토익 점수는 850점이었다. 그는 “자랑할 만한 점수는 아니지만 우리 회사는 점수에는 그다지 연연해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Q&A] 다음달 80~100명 채용 아르바이트 거치면 유리

-올해 공채 계획이 있나.

“11월 초 80~100여 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연봉은 어느 정도인가.

“계열사별로 조금씩 다르다. 신입사원 평균 초봉은 2700만원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맛·향 테스트가 걱정이다. 많이 어렵나.

“열에 여덟, 아홉은 문제 없이 통과하는 검사니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평소에 맛과 향에 관심을 가진 이들은 더 도움이 된다. 술·담배를 하는 사람이 많이 탈락한다. 감기에 걸린 이에겐 두 번 정도 기회를 준다.”

-빵을 공짜로 먹을 수 있나.

“매장 판매용 빵을 공짜로 주진 않는다. 그래도 배고플 걱정은 없다고 보면 된다. 신제품이 자주 출시되는데, 직원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많이 한다. 그래서 사무실에도 케이크·소보로 등이 끊이지 않는다.”

-입사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은가.

“특별히 한 가지를 강조하기는 어렵다. 사회봉사 경험이 많으면 면접에서 가산점을 준다. 파리바게뜨·던킨도너츠 등 회사 매장에서 아르바이트한 경험도 면접에서 눈여겨본다. 다만 해당 매장에 전화해 인성 등을 물어볼 수 있으니 대충 근무해선 안 된다.”

SPC 그룹

■설립 연도 : 1945년
■본사: 경기 성남시 상대원동
■지난해 경영 실적: 매출 1조820억원, 영업이익 690억원
■계열사: 삼립식품·샤니·비알코리아·파리크라상
■직원 수: 1만3035명(올 3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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